전갈 [AI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전갈 독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보조요법'을 넘어,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전갈 독의 특정 성분이 기존 항암제에 버금가는 암세포 사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갈의 독은 단순한 독액이 아니라 수백 가지의 펩타이드, 단백질, 효소 등이 복합적으로 섞인 물질이다. 그동안 의료계는 전갈 독의 신경 마비 및 세포 파괴 특성을 항암 치료에 접목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해 왔다. 대표적인 물질이 '클로로톡신(Chlorotoxin)'이다. 이는 암세포의 이온 채널에 결합해 세포의 이동과 전이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어디까지나 증식을 억제하는 보조적 수단에 머물러 왔다.
그런데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기존의 치료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연구팀은 아마존 고유종 전갈들의 독 샘플을 분석하는 생물탐색(Bioprospecting) 과정에서 '브로테아스 아마조니쿠(Brotheas amazonicus)' 종으로부터 새로운 펩타이드 성분을 발견하고, 이를 'BamazScplp1'이라 명명했다.
연구팀은 'BamazScplp1'의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기 위해 유방암 세포주를 활용한 대조 실험을 진행했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인 '파클리탁셀(Paclitaxel)'과 비교 분석한 결과, 'BamazScplp1'은 유방암 세포의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특히 그 효과가 현행 표준 치료제인 파클리탁셀에 버금가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현재 유방암 치료 시 약 50%에 달하는 파클리탁셀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실제 치료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작용 기전(Mechanism) 규명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BamazScplp1'이 암세포의 괴사(Necrosis)를 유발한다는 점은 확인했으나, 세부적인 경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작용 기전을 명확히 밝혀낸다면 혁신적인 항암제 개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