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Xtandi, 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Enzalutamide)'의 제네릭 캡슐제와 정제 시장을 동시에 선점하려는 건일제약의 시도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정제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제기한 심판이 불과 반년 만에 회사에 불리한 결과로 끝났기 때문이다. (AI 생성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Xtandi, 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Enzalutamide)'의 제네릭 캡슐제와 정제 시장을 동시에 선점하려는 건일제약의 시도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정제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제기한 심판이 불과 반년 만에 회사에 불리한 결과로 끝났기 때문이다.
특허심판원은 건일제약이 아스텔라스제약의 '엔잘루타마이드 제제' 특허에 대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최근 각하 처분했다. 이 특허는 엑스탄디의 정제 제형에 관한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특허목록에도 등재됐다.
아직 심결문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각하 사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특허심판원이 심판 청구를 기각하지 않고 각하한 것으로 미뤄 볼 때 건일제약의 심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심판 진행을 종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회사 측이 심결에 불복해 소송전에 나서더라도 상급심에서는 특허심판원의 심리를 거치지 않은 특허 회피 여부를 다투지 못하고 특허심판원의 각하 심결이 적법한지만 따지게 될 공산이 크다.
건일제약이 엑스탄디 정제 특허를 회피하려면 불복 소송에서 승소해 적법한 심판 청구라는 것을 인정받은 뒤 특허심판원으로 다시 돌아와 심리 절차를 진행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심판을 청구해 청구성립 심결을 받아내야 한다는 의미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특허분쟁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에서 함께 심판에 나섰던 경쟁사들이 특허 회피에 성공하면 건일제약은 엑스탄디 정제 제네릭 시장 선점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엑스탄디' [사진=한국아스텔라스제약 제공]엑스탄디는 전립선암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 수용체 신호 전달을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약물이다. 아스텔라스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40mg 용량의 연질캡슐 제형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해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24년 말 40mg과 80mg 등 2개 용량의 정제 제형이 추가로 허가됐으나, 이들 정제는 캡슐제와 달리 아직 보험급여를 적용받지는 못한 상태다. 시장 공급 물량 대부분은 여전히 연질캡슐제라는 의미다.
엑스탄디 연질캡슐은 주성분 용량이 40mg에 불과하지만, 낱알의 크기는 장축이 약 20mm, 단축이 약 10mm에 달할 정도로 크다. 용량을 늘리면 낱알의 크기는 이보다 더 커져 오히려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애초에 고용량 제제를 만들기가 어려운 제형인 것이다.
그뿐 아니라 연질캡슐 제형에는 난용성 주성분인 엔잘루타마이드의 용해도를 높이기 위해 다량의 계면활성제가 첨가돼 있다. 그만큼 환자의 부담이 커서 정제에 대한 시장의 미충족 수요가 더욱 큰 상황이다. 엑스탄디 정제 특허 심판에서 고배를 마신 건일제약이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엑스탄디 정제 특허에 심판을 청구한 제약사는 건일제약을 포함해 알보젠코리아, 지엘파마, 한미약품, 종근당, JW중외제약 등 모두 6곳이다. 그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건일제약만 심판 청구가 각하됐다.
업계 관계자는 "엑스탄디 정제는 기존 연질캡슐의 복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시장의 기대가 큰 품목"이라며 "특허 분쟁은 속도전이 생명인데, 심판 재청구든 소송이든 우회로를 찾는 동안 경쟁사들이 특허 장벽을 먼저 넘어설 경우 건일제약의 정제 개발 전략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