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국소 마취제 성분인 '로비파카인'을 활용한 통증 치료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자회사인 대웅테라퓨틱스를 통해 마이크로니들 국소 마취제 연구를 진행한 이 회사는 1주일간 약효가 지속하는 복합 성분 서방형 주사제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로비파카인 및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를 포함하는 서방형 미립구 및 이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로비파카인과 NSAIDs를 하나의 미립구에 봉입해 약물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한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수술 후 급성 통증 조절을 위해 상용화된 국소 마취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포함하는 서방형 복합제는 부피바카인과 멜록시캄 성분 조합의 '진렐레프(Zynrelef, 2021년 미국 FDA 승인)'가 유일하다. 현재까지 로비파카인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포함하는 서방형 복합제는 전무하다.
특히 기존 로비파카인 주사제는 약효가 2~6시간에 불과해서, 이 성분을 이용한 서방형 주사제 개발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진렐레프처럼 국소 마취제인 로비파카인과 NSAIDs를 조합한 서방형 미립구 연구를 진행하고,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등록 절차에 나섰다.
최근 공개된 출원명세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로비파카인+NSAIDs' 서방형 주사제는 로비파카인 무염 형태를 적용해 초기 과다 방출(Burst Effect) 부작용을 잡고, 서로 다른 점도의 PLGA(생분해성 고분자)를 혼합해 방출 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했다. 여기에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등 염증을 억제하는 NSAIDs 성분을 더해 통증 차단과 염증 완화라는 이중 기전 시너지를 확보했다.
예컨대 동물 실험에서 약물 투여 후 약 168시간(7일)까지 수술 전과 비슷하거나 보다 우수한 통증 억제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환자가 퇴원할 때까지 추가적인 진통제 투여 없이 통증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물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도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장기 지속형 국소 마취제 시장의 주류인 부피바카인은 심장 독성 이슈가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달리, 로비파카인은 심장 독성이 현저히 낮고 운동 신경 차단이 적어 수술 후 환자의 조기 보행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대웅제약은 동결 건조와 함께 분말 제형을 만드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인 분무 건조 방식을 채택해 생산 비용을 낮추고 품질 균일성을 높였다.
대웅제약은 앞서 독자적인 'CLOPAM(Closed Loop Air-pressurized Molding)' 기술을 적용한 로비파카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니들은 물리적 특성상 약물 탑재량에 한계가 있어 큰 수술 후 발생하는 극심한 심부 통증을 장기간 제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로비파카인+NSAIDs' 서방형 주사제는 이러한 마이크로니들 제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웅제약의 새로운 시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은 편의성, 서방형 주사제는 높은 효능을 노릴 수 있는 만큼 대웅제약은 이들 두 가지 제형으로 로비파카인 성분 제제 시장에서 투-트랙 전략을 펼칠 수 있다"며 "'로비파카인+NSAIDs' 서방형 주사제는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성분들의 조합인 만큼, 대웅제약이 개발을 본격화할 경우, 빠른 상업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