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제약이 판매 중인 비마약성 진통 복합주사제 '맥시제식' [사진=경보제약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성분 조합의 진통 주사제 '맥시제식' 시장을 겨냥한 후발 제약사들과 오리지널사 사이의 특허분쟁이 2차전에 돌입한다. 앞서 특허심판원은 맥시제식의 용도특허 무효를 인정하며 후발 제약사들의 손을 들어줬는데, 심결 불복 소송을 맡은 특허법원에서도 이러한 결과를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맥시제식 특허권자인 뉴질랜드의 AFT 파마슈티컬스는 특허심판원의 '복합 조성물' 특허 무효 인용 심결에 불복해 최근 JW생명과학, JW신약, JW중외제약, 비씨월드제약, HK이노엔, 대웅제약, 케이엠에스제약 등 7개 제약사를 상대로 특허법원에 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특허심판원은 지난 6월 24일, 이들 7개 제약사가 제기한 복합 조성물 특허 무효 심판에서 일부성립 일부각하 심결을 한 바 있다. 복합 조성물 특허는 애초 총 10개 청구항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AFT 파마슈티컬스가 특허심판 도중 정정청구를 통해 그중 5개 청구항을 삭제하면서 특허심판원은 남아있는 청구항에 대해서는 청구성립 심결(일부성립)을, 삭제된 청구항에 대해서는 심판 대상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 심결(일부각하)을 했다. 사실상 해당 특허에 대한 전체 무효 심결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AFT 파마슈티컬스가 국내에서 등록한 맥시제식 관련 특허는 2개다. 이들 특허의 명칭은 복합 조성물로 같지만, 이 중 1개 특허는 올해 7월 존속기간이 만료돼 권리가 소멸했다. 따라서, 2031년 만료 예정인 나머지 복합 조성물 특허가 현재 맥시제식의 유일한 특허에 해당한다. 즉, 이 특허만 무효가 되면 오는 2027년 재심사 기간 만료 이후 제네릭이 쏟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특허목록에도 등재된 특허이다 보니, 특허도전에 성공한 제약사가 우선판매품목허가를 획득해 9개월간 제네릭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다만, 후발 제약사들의 특허도전으로 해당 특허가 무효로 사라지면 차후 특허도전에 나서지 않은 제약사들까지 제한 없이 제네릭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복합 조성물 특허가 무효 심결을 받자, AFT 파마슈티컬스가 불복 소송 절차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권리 보호에 나서는 이유다.
맥시제식은 경보제약이 AFT 파마슈티컬스로부터 도입한 세계 최초 비마약성 진통제 성분 파라세타몰 및 이부프로펜 결합 복합 정맥 주사제다. 작용기전이 다른 두 가지 성분이 이중으로 작용해 단일 성분 주사제 대비 2배 이상 뛰어난 통증 완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2022년 하반기 출시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허가받아 판매되던 아세트아미노펜 및 이부프로펜 성분 조합 복합제는 모두 정제로, 주사제는 맥시제식이 처음이다.
맥시제식은 출시 이듬해인 2023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단번에 블록버스터 제품에 등극했다. 지난해 매출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2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는 곧바로 제네릭을 출시하려는 후발 제약사의 특허도전으로 이어졌다. 총 22개 제약사가 맥시제식 출시 2년 만인 지난 2023년 복합 조성물 특허에 무효 심판을 청구했고, 지금까지 7개 제약사가 청구성립 심결을 받았다. 나머지 15개 제약사는 현재 심판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