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8 기반 PSMA PET 방사성의약품의 급여 적용이 확대되면서, PET 장비는 갖췄지만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조제시설이 없는 의료기관에서도 전립선암 정밀진단을 시행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있다. [AI 생성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앞으로 전립선암 정밀진단의 의료기관 접근성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새로운 방사성의약품이 속속 급여권에 진입하면서다.
그동안 전립선암 정밀진단 기법인 PSMA PET(전립선특이막항원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검사는 자체 설비를 갖춘 대형병원에서 주로 이뤄졌다. 또 PSMA PET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방사성동위원소인 갈륨-68(Ga-68)을 생산하고 이를 PSMA 표적 방사성의약품으로 조제할 시설이 없는 중소 의료기관은 PSMA PET 검사를 시행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최근 플루오린-18(F-18) 기반 방사성의약품이 속속 급여권으로 들어오면서 중소 병원도 PSMA PE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F-18은 Ga-68보다 반감기가 길고 입자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에서 비교적 많은 양의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어 외부 생산시설에서 만든 방사성의약품을 여러 의료기관에 공급하기가 쉽다. 따라서 PET 장비만 갖추고 있다면 별도의 Ga-68 생산·조제시설 없이도 PSMA PE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23년 8월 뉴큐어엠의 '라델루민주사액(F-18 PSMA-1007, 성분명: 피에스엠에이1007(18F)액)'이 급여권에 들어온 데 이어, 이달부터 듀켐바이오의 '프로스타시크(F-18 PSMA-7.3, 성분명: 플로투폴라스타트 F-18)'에도 급여기준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별도의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조제시설이 필요 없는 F-18 기반 급여 진단제는 두 종류로 늘었다. 퓨쳐켐의 '프로스타뷰(Prostavue, 성분명: 플로라스타민 FC303)'도 F-18 기반 약물로 식약처 허가를 받고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조만간 급여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10억 원 넘는 고가 설비 있어야 쓸 수 있던 'Ga-68'
국내 PSMA PET 검사는 2022년 'Ga-68 PSMA-11'이 급여를 받으며 본격 시작됐다. 문제는 설비 구축 비용이었다. Ga-68은 물리적 반감기가 약 68분으로 매우 짧아 원내에서 방사성동위원소를 추출하는 제너레이터와 방사화학 조제 설비를 반드시 갖춰야 했다.
제너레이터 등 자체 조제 장비를 구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억 원이 넘었다. 여기에 주기적인 소모품 교체 및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의 검사는 자금 여력이 있는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 위주로 이뤄졌고, 지방이나 중소병원은 도입 자체가 불가능해 지역 간 진단 격차가 컸다.
이 같은 공간적·비용적 한계를 깬 제품이 바로 F-18 기반 제제다. F-18은 반감기가 약 110분으로 Ga-68보다 상대적으로 길고, 전문 제조시설의 사이클로트론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병원이 거액의 제조 설비를 직접 구비할 필요 없이 권역별 생산 거점에서 제조된 완제의약품을 당일 아침 배송받아 곧바로 투여·촬영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2023년 8월 F-18 PSMA-1007이 처음 급여화되면서 권역별 납품망을 통한 지역 중소병원의 PSMA PET 장비 도입과 검사도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F-18 기반 완제품 공급, 지역 의료 격차 해소 계기 마련"
전문가들은 이번 급여 확대가 개별 품목의 임상적 우열을 가리는 문제를 넘어, 전립선암 정밀진단의 인프라 문턱을 낮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핵의학회장을 지낸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F-18 제제의 추가 급여 진입은 약제 간 성능 비교 관점보다는 진단 접근성의 획기적인 개선으로 봐야 한다"며 "지방 환자들의 검사 문턱과 지역 간 격차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 진단 단계별로 적용 가능한 PSMA PET 진단제를 정리한 표. Ga-68 PSMA-11과 F-18 PSMA-1007은 초기 병기설정부터 치료 후 PSA 상승에 따른 재발 의심, 치료효과 판정, 조직생검 위치 확인까지 폭넓게 사용된다. 이달 급여기준이 신설된 F-18 PSMA-7.3은 초기 병기설정과 PSA 상승 재발 의심 단계에 적용되며, 프로스타뷰(Prostavue, 플로라스타민 F-18)는 기존 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된 재발·전이성 전립선암 병변 평가가 현재 핵심 승인 범위다. [AI 생성 이미지]같은 PSMA PET라도 사용할 수 있는 진단 단계 달라
PSMA PET 진단제는 PSMA를 겨냥한다는 점은 같지만 현재 건강보험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진료 단계에는 차이가 있다.
Ga-68 PSMA-11과 F-18 PSMA-1007은 적용 범위가 가장 넓다. 전립선암을 처음 진단한 뒤 암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확인하는 병기설정부터, 근치적 치료 후 PSA(전립선특이항원)가 다시 상승했을 때 재발 위치를 찾는 검사에 사용할 수 있다. 치료효과 판정과 기존 영상에서 병변이 불분명한 경우 조직생검 여부와 위치를 결정하는 데도 급여기준이 마련돼 있다.
F-18 PSMA-7.3은 현재 두 단계에 급여가 적용된다. 최초 근치적 치료를 앞두고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와 이전 치료 후 PSA가 상승해 재발이 의심되는 경우다. 전립선암 치료 전 병기 평가와 치료 후 재발 확인이라는 임상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영역에 들어온 셈이다.
퓨쳐켐의 '프로스타뷰'도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고 의료현장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프로스타뷰 역시 F-18 기반 PSMA PET 진단제지만 현재 승인 범위는 기존 CT·MRI 등 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된 재발 또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병변 평가다.
전문가들은 F-18 기반 제품의 의료급여 품목이 늘고 공급 거점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환자들의 전립선암 정밀검사 접급성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