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공장 전경 2026.04.28 (사진=서정필 기자)[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의 갈등이 끝 모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5월 1일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에 이어 5월 6일부터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과 사측은 20일 현재까지도 이렇다할 돌파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교섭에 있어 독립 상장사로서 주체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고 회사측 역시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 감지된다.
노조 "임금 인상 문제 전향적 검토 … 사측, 준법투쟁 멈추라 요구만"
이남훈 상생노조 조직국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작업장의 안전성 문제 해결과 인사제도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단체협약 체결이 최우선이고, 임금 인상 등 금전 문제에는 전향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충분히 타협안을 제시할 자세가 돼 있지만, 사측이 초기 제시 안건에서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그러면서 "준법투쟁이란 일과시간에 법적으로 주어진 업무를 소화하는 것인데, 사측은 생산 차질로 인한 매출 손실을 이유로 준법투쟁을 멈추라고 요청해 왔다"며 "준법투쟁에 돌입했다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것 자체가, 지금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자들이 사측의 상식적이지 못한 인력 배치로 초과근무에 시달려 왔다는 반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측,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 … 글로벌 고객사 이탈 현실화 가능성
이에 대해 사측은 구체적인 쟁점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피한 채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사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회사는 노사정 대화에서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했으나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노조,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협상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짤막한 공식 답변만 보내왔다.
본지가 사측에 보낸 총 4개 항목의 질의에 대한 반응이었다. 본지는 ▲교섭의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노조 지적에 대한 사측의 입장 ▲노조가 임금 상승 부분에서 타협의 여지를 열어둔 것에 대한 사측의 입장 ▲준법투쟁에 따른 생산 차질 및 사측의 철회 요청이 사실인지 여부 ▲준법투쟁에 따른 생산 차질은 인력 부족의 방증이라는 노조측 주장에 대한 입장 등을 물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고객사 이탈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미국 MSD(머크, Merck) 폐동맥 고혈압(PAH) 치료제 윈레브에어(Winrevair, 성분명 : 소타터셉트·sotatercept)의 추가 제조원으로 등록하기 위한 보충 허가 신청서를 접수했다는 사실이 본지 단독보도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시장 공급 물량의 위탁생산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는다는 뜻이다.
위탁생산 시설에 대한 추가 등록 심사는 제조사의 GMP 운영 안정성과 공급 신뢰도를 본다. 50일 넘게 이어지는 노사갈등은 "공정이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위험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노사간 빠른 협상 타결이 요구된다.
3월 말부터 이어진 노사 갈등 두 달째 지속 … 세계 최고 CDMO 기업 무색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3월 말이었다. 상생노조는 3월 29일까지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압도적인 찬성율(95.52%)로 가결했다. 4월 28일에는 자재 소분 공정 부분 파업이 시작됐고, 5월 1일부터 닷새 간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을 강행했다. 이후 6일엔 무기한 준법투쟁으로 전선을 넓혔다.
사측은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으로 맞섰다. 교섭은 13차까지 갔지만 빈손이었다. 그리고 두 달이 가까워지는 지금, 노사는 여전히 출구없는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CDMO를 지향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슬픈 자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