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유럽 제품명 : '온투즈리', 성분명 : 세노바메이트) [사진=SK바이오팜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SK바이오팜의 뇌전증 혁신 신약 '엑스코프리(XCOPRI, 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유럽 제품명: 온투즈리·ONTOZRY)'가 글로벌 소아 및 청소년 난치성 뇌전증 시장 진입을 위한 강력한 학술적 지원군을 얻었다. 성인 국소 발작 치료제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외 임상 현장에서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처방 효능 데이터(RWE)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6개 뇌전증 전문 센터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최근 평균 7가지 이상의 항경련제 치료에 실패한 0~21세 난치성 뇌전증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임상 연구를 진행해 엑스코프리가 소아 및 청소년, 특히 어린 소아 환자에게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우수한 항경련제라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당 환자군의 72.3%는 발달 지연을 동반한 중증 환자였으나, 엑스코프리 투여 12개월 차에 환자의 53.8%가 발작 빈도를 절반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중 17.9%의 환자는 발작이 완전히 소실되는 결과를 얻었으며, 다제 약물을 복용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년간 치료 유지율은 70%에 달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선제적인 병용 약물 감량 효과다. 의료진은 엑스코프리 투여 초기부터 환자의 55.3%에서 기존 병용 항경련제 용량을 줄일 수 있었으며, 35.4%는 특정 동반 약물을 완전히 중단하는 등 치료 체계 단순화를 이끌어냈다.
쏟아지는 글로벌 리얼월드 데이터 … 중증 뇌병증·국소 발작 가리지 않고 '탁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미국, 스페인 등 주요 국가에서도 엑스코프리의 소아·청소년 유효성을 입증하는 리얼월드 데이터가 연이어 보고되는 추세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대규모 다기관 소아 뇌전증 RWD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169명의 환자에게 엑스코프리를 12개월 투여한 결과,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한 반응률은 83.9%에 달했다. 그중 19.6%는 완전한 발작 소실을 달성했으며, 치료 유지율은 89.2%로 국소 발작과 뇌병증을 가리지 않는 광범위한 억제 효능을 입증했다.
특정 유전자 변이로 인한 발달성 및 뇌전증성 뇌병증(DEE) 영역에서도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됐다. SCN8A 유전자 기능 획득 변이를 앓는 소아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투여 환자 100% 전원에게서 발작 감소가 확인됐고, 절반이 넘는 58%가 75% 이상의 발작 억제를 경험했다.
대표적인 중증 소아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LGS)에서도 효과가 입증됐다. 미국 페디아트릭스 메디컬 그룹이 36명의 LGS 환자를 분석한 결과 환자의 86%가 발작 감소를 겪었고, 14%는 발작 소실 상태에 도달했다. 이 환자들 중 75%는 병용 중이던 타 항경련제 용량을 성공적으로 감량했다.
로스앤젤레스 아동병원(CHLA) 소속 31명의 소아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환자들의 평균 약물 복용 개수가 5개에서 2개로 줄어들었으며, 발작 빈도는 중앙값 기준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코프리는 약물 경제학적 이점도 뚜렷했다. 미국의 국가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결과, 엑스코프리 투여 후 소아 환자들의 연간 뇌전증 관련 입원 일수는 5.39일에서 4.19일로, 응급실 내원 일수는 0.82일에서 0.58일로 크게 줄어들어 보건 재정 지출 경감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SK바이오팜, 소아 시장 겨냥 '유효성 외삽' 및 제형 다변화 추진
전 세계 소아 신경학계가 자발적으로 생성하고 있는 이 같은 방대한 임상 근거들은 현재 SK바이오팜이 공격적으로 추진 중인 소아·청소년 적응증 확대 전략에 추진력을 보태고 있다.
통상적으로 소아 대상 항경련제 임상시험은 대규모 위약 대조군을 꾸려 약효 없는 위약을 투여해야 하는 탓에 윤리적 문제와 비용적 부담이 컸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은 성인과 소아의 발작 병태생리가 유사하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인정해, 지난 2024년 성인 임상 유효성 결과를 소아에게 그대로 연장 적용할 수 있는 '유효성 외삽(Extrapolation of Efficacy)' 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규제 혁신의 혜택을 받는 SK바이오팜은 대규모 위약 대조군 모집의 부담을 덜고, 투여 용량 설정과 안전성 파악에 집중하는 소아 대상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영유아와 중증 신경장애 환자를 위한 제형 다변화도 본격화했다. SK바이오팜은 앞서 2024년 미국 FDA로부터 정제를 부숴 물에 섞어 마시거나 비위관으로 직접 투여하는 방식을 승인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액상형 경구 현탁액 제형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며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글로벌 의료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처방 데이터와 규제 기관의 유효성 외삽 인정, 그리고 제형 다변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엑스코프리의 처방 연령대 확대 전략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성인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입증한 엑스코프리가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소아·청소년 난치성 뇌전증 영역까지 적응증을 넓혀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