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위해 진단검사 수가 인하를 추진 중인 가운데,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를 근거로 한 무리한 조정을 즉각 중단하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학회는 진단검사를 단순한 재정 조달 수단으로 간주하는 정부의 접근 방식이 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 AI 챗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위해 진단검사 수가 인하를 추진 중인 가운데,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를 근거로 한 무리한 조정을 즉각 중단하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학회는 진단검사를 단순한 재정 조달 수단으로 간주하는 정부의 접근 방식이 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라 의료비용 분석에 기반한 상시 수가 조정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히고, 검체검사 및 영상검사 등 이른바 '과보상 영역'의 수가를 인하하여 확보된 재원을 진찰료 보상 강화 등 타 항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표본부터 왜곡됐다"… 원가보상률 대표성 상실 지적
이를 두고 학회는 정부가 수가 인하의 근거로 제시한 검체검사 원가보상률이 통계적 대표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계조사 대상에 이른바 '빅5(Big 5)' 병원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으며, 의원급 표본도 전체의 0.24%에 불과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조사 대상이 정책 가산을 받는 신포괄수가제 참여 기관에 편중되어 있어 원가보상률이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학회 관계자는 "제한적이고 편향된 자료를 바탕으로 재정 이동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정책적 위험을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수가 인하 → 검사량 증가 → 재인하'의 자기패배적 악순환
학회는 수가 인하가 가져올 '자기패배적 악순환(Self-defeating cycle)'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과거 2017년과 2024년 수가 인하 이후에도 원가보상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과보상의 결과가 아니라, 손실 보전을 위해 검사량이 늘어난 '풍선효과'와 규모의 경제가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단순한 수가 삭감이 다시 검사량 증가를 유발하고, 이것이 다시 추가 삭감의 명분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경우 의료기관의 장기적인 투자와 인력 양성은 불가능해진다는 지적이다.
◆수탁기관 사각지대 및 필수의료 붕괴 위험
특히 검사만을 수행하는 수탁의료기관의 경우, 위탁 기관과 달리 진찰료 인상 등을 통한 보전 책이 전무해 일방적인 매출 감소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연구개발 투자 축소와 전문 인력 유출로 이어져 진단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결론적으로 ▲통계적 대표성이 없는 원가보상률 기반 수가 조정 중단 ▲전문 학회와의 데이터 공유 및 공동 검증 체계 제도화 ▲진단검사를 필수의료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는 정책 전환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