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내부에서 폐쇄적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결국 중국의 혁신 동력을 약화시키고 글로벌 신약 개발 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내부에서 폐쇄적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결국 중국의 혁신 동력을 약화시키고 글로벌 신약 개발 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13일 발간한 이슈브리핑을 통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논평을 인용하며 미-중 바이오 갈등에 따른 중국의 대응 전략과 그에 따른 파급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이부프로펜(Ibuprofen)과 파라세타몰(Paracetamol) 등 필수 의약품 공급망의 70~95%를 장악하고 있다. 특히 2024년 기준 중국 기업들이 허가받은 혁신 신약은 1250개 이상으로 이미 유럽을 추월했으며, 미국이 승인받은 1440개에 근접하고 있다. 전 세계 상업용 임상시험 비중도 2018년 9%에서 2023년 20%까지 확대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 대응해 미국의 감시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작년 12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의 주요 바이오 기업을 규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일부 관계자들과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CRO, CDMO, 규제기관 등을 묶는 '폐쇄 루프' 형태의 안전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폐쇄 전략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중국 바이오 산업은 아직 획기적인 발견보다는 기존 치료법의 점진적 개선에 치중하고 있으며, 고위험 초기 연구의 실패를 견딜 자본과 수익 창출 구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바이오 산업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자누브루티닙(Zanubrutinib)'이나 '토리팔리맙(Toripalimab)' 등은 모두 글로벌 임상 기준과 규제 요건을 충족하며 국제 협력을 통해 상업적 성과를 거둔 품목들이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머크(Merck)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중국 내 R&D 허브에 투자하는 것 역시 국제 협력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생명과학의 진보는 지식 공유와 국제적 규제 기준 준수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중국이 독자적인 폐쇄 전략을 취하기보다 국제 파트너와의 협력을 지속하고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국과 세계 바이오 생태계 모두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