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과천 사옥[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JW중외제약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한 실험실 환경 구축을 완료하며 신약 개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단순히 실험 기구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로봇이 24시간 무인으로 실험을 수행하는 '자율 주행 연구소'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최근 글로벌 AI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인 크리스탈파이(XtalPi)로부터 AI 자율 실험 플랫폼 인수를 완료, 자사 연구소 내에 최첨단 'AI 로봇 실험실' 구축을 마쳤다. 이는 AI 파트너사에 후보물질 발굴을 위임하던 기존의 수동적인 아웃소싱 관계를 넘어, 크리스탈파이의 독보적인 로봇 설비와 AI 솔루션을 자사 연구소에 직접 이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JW중외제약이 도입한 핵심 설비는 복잡한 R&D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일련의 고처리량 자동 합성 스테이션, AI 반응 조건 최적화 시스템 및 지능형 분석 플랫폼 등이다. 이 시스템은 시약 조제부터 합성, 정제, 분석에 이르는 전 과정을 로봇이 24시간 무인으로 수행한다.
특히 알고리즘 기반 실험 설계 및 구현을 통해 베이지안 최적화와 자동화된 실행을 긴밀하게 결합해, 실험 효율과 데이터 수집 능력을 각각 5배, 40배까지 높여 신약 합성 효율과 재현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JW중외제약의 이번 로봇 연구실 도입은 자체 구축한 AI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제이웨이브는 JW중외제약이 자체 구축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인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하고, AI 모델의 적용 범위를 대폭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크리스탈파이의 로봇 실험실이 결합되면서 '설계-합성-검증'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체계가 완성됐다.
이러한 기술적 융합은 현재 JW중외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STAT 단백질 저해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STAT3 저해제 'JW2286'과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된 STAT6 저해제 연구 등이 AI와 로봇의 도움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크리스탈파이의 기술력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으로 이미 입증된 상태다. 화이자는 크리스탈파이와의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개발 기간을 단축했으며, 최근 분자 모델링 엔진 개발 협력을 더욱 확대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 역시 소분자 및 이중 항체 개발을 위해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AI 자율 실험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AI 신약 개발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후보물질 발굴에 머물렀다면, JW중외제약의 이번 시도는 실제 실험 영역까지 AI와 로봇이 자율적으로 통제하는 '무인 연구소'의 실현"이라며 "이는 단순한 효율 개선을 넘어 국내 제약업계의 R&D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