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청담사옥 [사진=동국제약][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마데카' 상표권을 둘러싼 동국제약과 애경산업의 법정 공방이 결국 2라운드에 돌입했다. 1심에서 패소한 애경산업이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면서 양사의 상표권 분쟁은 2022년 소 제기 이후 약 3년 2개월여 만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5일 헬스코리아뉴스 취재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동국제약이 제기한 '상표권침해금지 등 청구의 소'와 관련해 지난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던 쟁점들은 고등법원에서 다시 한번 다퉈보겠다는 취지로,
이번 항소장 제출에 따라 양사는 서울고등법원으로 자리를 옮겨 마데카 상표권 전쟁을 이어가게 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제62민사부는 지난달 13일 동국제약이 애경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동국제약)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애경산업이 동국제약에 1억 7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번 소송은 애경산업이 지난 2019년 '2080 진지발리스 마데카딘' 치약을 출시하고 ▲마데카딘 ▲MADECADIN ▲2080마데카딘 ▲2080MADECADIN 등 4개 상표를 등록하자, 동국제약이 자사의 주력 브랜드인 '마데카' 상표를 보호하기 위해 제기한 것이다.
1심에서의 핵심 쟁점은 마데카라는 명칭이 특정 기업이 독점할 수 있는 상표인지, 아니면 성분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용어인지였다. 애경산업은 마데카가 자사 치약 제품에 사용된 '마데카소사이드' 성분의 단순한 약칭일 뿐이라며 식별력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마데카가 사전에 없는 조어인 데다, 동국제약이 50년 넘게 '마데카솔'과 '마데카크림' 등을 통해 공고한 브랜드 가치를 쌓아온 만큼 독자적인 식별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애경산업의 치약 제품을 동국제약이나 마데카솔과 관련한 제품으로 오인했다는 실제 소비자 사례가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애경산업은 이번 민사 소송에 앞서 상표권 취소 심판에서도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동국제약이 제기한 상표권 취소 심판에서 애경산업이 등록한 '마데카딘', '2080마데카딘' 등 4개 상표에 대해 모두 취소 결정을 내렸다.
당시 애경산업은 이러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련 상표권은 모두 소멸했다. 애경산업은 문제가 된 제품명도 '2080 진지발리스 메디플러스'로 교체하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달리 이번 민사 소송에서는 1심 결과 불복해 항소를 선택하며 상표권 침해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을 끝까지 다퉈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소송의 최종 결과는 향후 코스메슈티컬 시장의 상표권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제품에 마데카소사이드 성분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법원의 판결이 마데카 상표권의 보호 범위를 알려주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약은 그동안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미샤), 제이엠피바이오 등 대형사와 중소사를 가리지 않고 마데카 상표권을 침해한 업체들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두며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해 왔다.
동국제약이 이번 애경산업과의 항소심에서도 승기를 굳힐 경우, 마데카 상표의 방어벽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1심에서 재판부가 제시한 강제조정안까지 거부하며 강 대 강으로 맞붙었던 만큼, 이번 민사 소송은 항소심뿐 아니라 대법원 상고로 이어지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