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업계 내부에서 '포스트 키트루다' 시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 매출 40조 원이 넘는 '키트루다' 이후,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만한 차세대 메가 블록버스터의 맥이 끊겼기 때문이다.[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가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업계 내부에서 '포스트 키트루다' 시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 매출 40조 원이 넘는 '키트루다' 이후,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만한 차세대 메가 블록버스터의 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업계는 지난 2023년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의 미국 특허 만료를 기점으로 사상 최대의 활황기를 구가해 왔다. 뒤이어 등판할 '키트루다'라는 거대한 먹잇감이 버티고 있었기에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키트루다'를 끝으로 바이오시밀러의 '골드러시'가 단절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물론 면역항암제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코센틱스'(Cosentyx, 성분명: 세쿠키누맙·secukinumab) 등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대형 약물들의 특허 만료가 예정되어 있으나, 시장을 압도하는 '게임 체인저'급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다. 특히 오리지널 사들이 제형 변경(SC 제형 등)을 통해 특허를 연장하는 방어(에버그리닝) 전략을 강화하면서 시밀러 업체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주요 블록버스터 약물 미국 특허 만료 및 매출 현황
약물명(성분명)
제조사
주요 적응증
실질 특허 만료일(시밀러 출시 예상일 기준)
비고
2025년 예상 매출액(Global)
휴미라(아달리무맙)
애브비
자가면역질환
2023년(만료 완료)
특허 만료 전 220억 달러 대비 급락 중. 시밀러 공세로 매출 방어 한계
약 70억~100억 달러(한화 약 10조~14조 원)
코센틱스(세쿠키누맙)
노바티스
건선, 관절염
2029년(추정)
자가면역질환의 강자이나 '메가 블록버스터' 급에는 미치지 못하는 규모
약 60억~75억 달라(한화 약 8조~11조 원)
키트루다(펨브롤리누맙)
MSD
면역항암제
2030년 이후(추정)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 바이오시밀러 업계가 노리는 압도적인 '최대어'
약 300억~310억 달러(한화 약 43조~45조 원)
옵디보(니볼루맙)
BMS
면역항암제
2030년 이후(추정)
키트루다와 함께 면역항암제 양대 산맥이나 매출은 키트루다의 1/3 수준
약 100억~110억 달러(한화 약 14조~16조 원)
이러한 공백 현상의 근본 원인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구조적 격변'에 있다. 지난 20년 간 시장을 지배했던 단일 항체 기반 블록버스터 시대가 저물고, 시밀러 기업들이 넘기 힘든 고난도의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치료법)가 주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GLP-1 작용제와 다중특이성 항체의 등장이다. 비만 치료제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 중인 GLP-1 작용제는 펩타이드 기반 약물로, 항체 복제 기술보다는 저분자 합성 의약품 공정에 가깝다. 시밀러 업체들이 수십 년간 축적한 항체 배양 기술로는 결코 따라갈 수 없다는 뜻이다.
다중특이성 항체 역시 난공불락의 영역이다. 단일 항체 대비 분자 구조가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해 생산 수율을 맞추기가 극히 어렵다. 기존의 단일 항체 전용 생산 플랫폼만으로는 시밀러 개발 자체가 기술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외 주요 바이오기업들은 이런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ADC나 신약 개발로 눈을 돌리는 등 '플랜 B'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Angle)를 마련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키트루다 특허 만료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마지막 대호황이자 종착역이 될 수 있다"며 "단순 복제를 넘어 ADC(항체-약물 접합체), 신약 개발 등 원천 기술의 확장 없이는 산업 전체가 고사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