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성분명: 프라보툴리눔톡신A)'를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온 바이오파마(Aeon Biopharma)가 만성 편두통 임상 2상 실패 이후 꺼내 든 바이오시밀러 전략의 성패를 가를 핵심 데이터를 공개했다. 대조약인 애브비의 '보톡스(성분명: 오나보툴리눔톡신A)'와 아미노산 서열에서 같다는 것이 골자로, 며칠 뒤로 예정된 미국 FDA와의 미팅에서 유리한 근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온 바이오파마는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긍정적이고 강력한 바이오시밀러 분석 결과(Positive and Robust Biosimilarity Results)'를 발표했다.
회사가 공개한 1차 구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나보타는 900kD의 보툴리눔톡신 A형 복합체를 구성하는 5개 단백질의 서열 범위가 보톡스와 93~99%에 달했다. 이는 나보타와 보톡스의 아미노산 서열이 100%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구조 분석에 이은 기능적 분석(Functional Analyses)은 대웅제약이 수행했다. 먼저 반수치사량(LD50) 분석과 세포 기반 역가 분석법(CBPA)에서는 나보타와 보톡스의 효력이 '매우 유사한(highly similar)' 것으로 나타났으며, 효소결합면역흡착검사법(ELISA)을 통한 성분 분석에서는 두 제품은 활성 성분 함량이 '비교 가능한(comparable)', 즉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롭 뱅크로프트 이온바이오파마 사장 겸 최고 경영자는 "동일한 아미노산 서열과 효능 및 성분의 강력한 유사성이 확인되면서 보톡스와 (나보타의) 생물학적 동등성에 대한 설득력 있는 초기 증거를 제시했다"며 "추가 로트(lot)가 평가될수록 기능적 데이터 세트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온바이오파마가 이러한 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공중보건서비스법 섹션 351(k)는 지난 2009년 바이오의약품 가격 경쟁 및 혁신법(BPCIA)에 추가된 규정으로,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절차를 다룬다.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생물학적 제제는 공중보건서비스법 섹션 351(a) 규정이 적용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상용화된 보툴리눔톡신 제제들은 모두 섹션 351(a) 경로를 통해 허가를 획득했는데, 이온바이오파마는 이와 달리 섹션 351(k) 경로를 통해 나보타를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나보타와 보톡스는 주성분이 각각 프라보툴리눔톡신A와 오나보툴리눔톡신A로 서로 다른 물질이어서, 공중보건서비스법 섹션 351(k) 경로를 통하더라도 FDA가 바이오시밀러로 인정할지는 미지수였다. 이온바이오파마가 나보타와 보톡스의 동일·유사성 데이터를 확보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나보타와 보톡스의 비교 분석 연구를 진행해 온 이온바이오파마는 올해 3분기 미국 FDA와의 바이오시밀러 초기 자문회의에서 351(k) 경로 추진에 대한 '명확한 경로(clear path forward)'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는 해당 연구의 핵심 결과물로, 이미 미국 FDA에도 제출된 상태다. 이온바이오파마는 오는 19일 FDA와 바이오시밀러 생물학적 제품 개발(BPD) Type 2a 미팅이 예정돼 있는데, 이 자리에서 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온바이오파마의 이러한 바이오시밀러 전략은 앞서 지난 5월 'ABP-450'의 만성 편두통 예방 치료 적응증과 관련한 2상 시험이 1·2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하며 사실상 351(a) 신약 개발 경로가 좌초된 데 따른 것이다.
회사는 보톡스의 적응증 중 하나인 경부근긴장이상(CD)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해 보톡스 대비 나보타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뒤,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아 적응증 외삽을 통해 보톡스가 보유한 9개 치료 적응증을 모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