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본사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한미약품의 3중 작용제 후보물질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efocipegtrutide, 코드명: HM15211)가 임상 2상 시험의 본궤도에 진입했다.
본지 취재 결과, 한미약품은 지난 3일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2상 정보를 Recruiting(모집 중)에서 Active, not recruiting(진행 중, 모집 안 함)으로 갱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임상은 생검으로 확증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환자 대상 12개월간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투여의 유효성,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는 다국적 시험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갱신된 정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목표 환자 등록 수는 당초 240명이었으나 실제 등록된 인원은 215명으로 다소 감소했고 ▲대상자 제외 기준이 일부 완화되어 제2형 당뇨병(T2DM) 환자 중 인슐린 사용자도 포함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1차 평가변수 도출 예정 시점은 기존 2026년 5월 11일에서 2026년 6월 27일로 약 한 달 가량 늦춰졌지만 ▲전체 임상 시험 종료 예정일은 2026년 11월 10일에서 약 4개월 앞당겨진 2026년 7월 27일로 변경되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한미약품은 임상 시험을 위한 참여자 등록을 마무리하고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환자에게 직접 투약하는 시험의 본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임상 설계 기준을 조정해 환자 등록 수를 줄이고 종료 예정일을 앞당긴 점을 고려할 때, 2상의 치료 및 관찰 단계를 신속히 진행하여 임상 조기 종료 가능성도 엿보인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대상 질환인 MASH는 과음 병력은 없지만 알코올성 지방간과 유사한 조직 소견을 보이는 질환이다. 환자의 20%는 간경화 또는 간암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4년 3월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β(THR-β) 작용제 '레즈디프라'(Rezdiffra, 성분명: 레스메티롬·resmetirom)가 미국에서 허가를 취득하며 사상 첫번째 MASH 치료제로 등극했지만, 애매모호한 치료 효과로 인해 MASH에 대한 의료 수요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레즈디프라' 대비 차별화된 기전으로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GLP-1, GIP, 글루카곤(GCG) 등 3개의 호르몬 수용체를 표적하여 MASH를 치료할 것으로 기대된다.
GLP-1, GIP, GCG 등 세 가지 타깃에 동시에 작용하는 MASH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가 허가를 취득할 경우, 새로운 유형의 MASH 치료제가 탄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