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사진자료 : FDA 공식 홈페이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월에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허가 건수는 극소수에 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신약 허가가 없는 달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FDA는 지난해 5월 단 1개의 신약만 허가했다. 미국 암젠(Amgen)의 소세포폐암 치료제 '임델트라'(Imdelltra, 성분명: 탈라타맙·tarlatamab)였다. 이 약물의 당초 심사 기간은 6월 12일까지였으나 5월 16일로 앞당겨 허가했다.
당시 5월 허가 심사 대상이었던 약물이 4월로 앞당겨져 반려되면서 6월 심사 약물을 5월로 당겨 승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허가가 반려된 약물은 미국 아베오나 테라퓨틱스(Abeona Therapeutics)의 유전자 치료제 'Pz-cel'(프라데마진 자미케라셀·prademagene zamikeracel)이었다.
올해 5월 심사 대상 약물은 총 3개 였다. 이 중 영국 GSK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뉴칼라'(Nucala, 성분명: 메폴리주맙·mepolizumab)는 일정이 앞당겨져 지난 4월 30일 허가 받았다. 이에 따라 FDA는 남은 2개 약물(코로나19 백신과 항이뇨제)를 대상으로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이 두 약물이 이달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올해 5월은 사상 처음으로 신약 허가가 없는 달로 기록될 수도 있다. 다만, 6월 심사 대상 약물을 5월로 앞당겨 승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5월 심사를 앞두고 있는 2개 약물을 소개한다.
① 미국 모더나(Moderna) - 코로나19 백신 'mRNA-1283'
미국 모더나의 'mRNA-1283'는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백스'(Spikevax)를 개선한 차세대 백신 후보물질이다.
모더나는 지난 2021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 보다 안정적이고 저용량으로도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목표로 'mRNA-1283'의 임상 1상에 착수했다.
이 백신은 기존의 '스파이크백스' 대비 유효성과 보관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효성의 경우, 지난 2024년 6월 발표된 3상 결과, 12세 이상 참여자 대상 '스파이크백스'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특히 18세 이상 성인에서는 더 우수한 감염 예방 효능을 보였다.
보관성 측면은 더욱 두드러진다. 기존의 '스파이크백스'는 유통을 위해 섭씨 -50도에서 -15도 사이의 냉동 보관이 필수적이었으며, 해동 후에는 섭씨 2~8도에서 최대 24시간까지만 보관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mRNA-1283'는 일반적인 백신과 마찬가지로 섭씨 2도에서 5도 사이의 냉장 보관으로도 유통될 수 있으며, 사전 충전된 주사 제형인터라 의료인과 접종자의 편리함을 더욱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 국면에 접어든 이후 백신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만큼, 'mRNA-1283'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상업성은 굉장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모더나 측이 'mRNA-1283'의 허가를 추진하는 까닭은 이미 개발에 상당한 연구개발(R&D) 자원이 투입된 만큼, 수익성이 크지 않더라도 일부 회수를 노리는 방향의 매몰 비용에 기반한 출시 전략인 것으로 짐작된다.
② 미국 이튼 파마슈티컬스(Eton Pharmaceuticals) - 항이뇨제 'ET-600'
이튼 파마슈티컬스의 항이뇨제 후보물질 'ET-600'은 항이뇨 작용 호르몬의 합성 유도체 데스모프레신(desmopressin)을 경구액화한 것으로, 적응증은 야뇨증의 치료다.
주요 성분인 데스모프레신은 신장에서 수분의 재흡수를 유도하는 V2 수용체에 결합하여 이 물질의 활성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이를 통해 소변의 양을 감소시키면서 체내 수분을 보존한다.
다만 데스모프레신 성분의 제형이 다른 약물은 이미 상용화된 상태로, 'ET-600'의 상업적 잠재력이나 차별화된 경쟁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