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케이-축구 혁신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문화체육관광부
[Asports뉴스] 이진경 기자 = 한국 축구의 쇄신을 이끌 K-축구 혁신위원회가 '회의록 미작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박지성 위원장의 해명이 오히려 '책임 회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대한축구협회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혁신의 기본 전제인 투명성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박지성 위원장은 27일 4차 혁신위원회 브리핑에서 "각 위원의 발언을 모두 기재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발언자를 명시하지 않고 전체적인 내용만 요약해 문서로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에 특정 발언이 공개될 경우 불거질 수 있는 오해를 막고, 위기에 처한 축구협회를 보호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익명성 보장'이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혁신위에서 오가는 논의는 향후 한국 축구의 체질을 바꾸는 중대한 기준이 된다.
누가 어떤 근거로 특정 제도를 제안하고 반대했는지 명확한 기록이 남지 않는다면, 훗날 혁신안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그 과정을 되짚거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려워진다.
"결과만 통보할 뿐, 과정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행정 절차상의 아쉬움도 남는다. 현재 혁신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2차관이 동석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쇄신을 이끌 K-축구 혁신위원회가 '회의록 미작성'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차관급 이상 주요 직위자가 참여하는 정책 심의 회의는 발언 내용이 담긴 회의록이나 속기록을 남겨야 한다.
박 위원장의 의도가 선의였다고 할지라도, 공적 기구에 준하는 혁신위가 법적 가이드라인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기록을 축소하는 것은 행정의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셈이다.
'축구협회 보호'라는 명분 역시 혁신위의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혁신(革新)은 묵은 관단과 잘못된 제도를 투명하게 드러내고 고치는 과정이다.
밀실에서 논의를 감추고 협회를 감싸는 데 집중한다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는커녕 불신만 키울 수 있다.
진정한 혁신은 과정의 투명성과 철저한 책임감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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