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체코전 승리 후 경기 최우수 선수(Player of the Match)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FIFA 공식 SNS
[Asports뉴스] 이진경 기자 = 황인범(30·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은 체코전의 영웅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5위)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FIFA 랭킹 40위)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22분 황인범이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35분 오현규의 역전골이 나오며 승부를 뒤집었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중심에는 황인범이 있었다. 백승호와 3-4-3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이룬 황인범은 공수 연결 임무를 맡았다. 중원 조율에 그치지 않았다. 후반 22분 직접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35분 오현규의 결승골을 돕는 패스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FIFA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황인범은 “나는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는 데 익숙하지 않은 선수인데, 공간이 있어서 침투했다”며 “강인이가 워낙 좋은 패스를 넣어줬는데, 각도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로빈 흐라냐치를 제친 뒤 마테이 코바르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한 번에 때리기에는 골키퍼가 워낙 크다 보니까 공간을 만들어보려고 접었는데, 다행히 수비와 골키퍼가 그 동작에 속았다”며 “내가 월드컵에서 이런 득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약 3개월 회복이 필요했던 부상에서 돌아온 지 2주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홍명보 감독은 체코전에서 황인범을 60분 정도 기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계획과 다르게 흘렀다. 황인범은 60분이 가까워진 시점에도 더 뛰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코칭스태프는 믿었고, 결과는 동점골과 역전골 도움으로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뒤 “황인범은 기본적으로 60분 정도 출전을 생각했다”며 “그런데 선수 본인이 조금 더 뛸 수 있다는 의지가 있었고, 그 결과 득점까지 해서 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부상을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3월에 있었던 부상은 당시 많이 아쉬웠으나 오히려 월드컵 전까지 체력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게 해줬던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는 부상 없이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행복하게, 오래오래 하고 싶다”고 했다.
황인범. 사진=KFA 공식 SNS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부정적인 분위기가 부담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했다. 황인범은 “부담 전혀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부담이 되면 흥민이 형, 강인이, 민재, 희찬이 같은 선수들은 부담감 때문에 축구를 못 해야 되지 않나”라며 “부담감 같은 건 없다. 그래서 동료들한테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고도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특히 중앙에서 호흡을 맞춘 백승호를 언급했다. 그는 “내가 가진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같이 뛰었던 승호한테 너무 고마웠다”고 밝혔다.
FIFA는 황인범을 체코전 경기 최우수 선수(Player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1골 1도움이라는 기록, 중원 장악, 부상 복귀 직후 보여준 활동량까지 모두 인정받은 결과였다.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세우기보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백승호 등 동료들의 부담과 역할을 먼저 말했다. 체코전 역전승의 영웅은 그렇게 조연을 자처했다.
한국은 첫 경기 승리로 A조에서 귀중한 승점 3을 확보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인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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