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용인 볼토피아 볼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인카금융 슈퍼볼링 국제오픈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종운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sportsNEWS
2026 인카금융 슈퍼볼링 국제오픈 준우승 이종운 경기 결과. /사진=AI 생성 이미지
[Asports뉴스] 이상규 기자 = '아마추어 볼러' 이종운은 본선과 준준결승에서 힘겹게 오른 뒤 준결승 1위로 TV파이널 직행권을 잡았다.
우승 문턱에서는 곽민상(팀 브런스윅)의 스트라이크 대행진에 막혔지만, 대회를 흔든 주인공 중 한 명은 분명 이종운이었다.
이종운은 11일 용인 볼토피아 볼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인카금융 슈퍼볼링 국제오픈 챔피언 결정전에서 곽민상에게 215-257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이종운의 꿈은 준우승에서 멈췄지만,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선수와 해외 선수를 제치고 최종 무대까지 오른 성과는 대회 최대 반전 중 하나였다.
출발은 극적이었다. 이종운은 본선 B조에서 총점 2317점으로 20위에 올라 준준결승 막차를 탔다. 상위 20명에게 주어지 진출권을 가까스로 잡았다. 목표도 처음부터 우승이 아니었다.
이종운은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정말 간당간당하게 통과했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했다”며 “대회 요강상 9위 안에 들면 받을 수 있는 프로 실기 면제 혜택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준준결승에서는 흐름이 달라졌다. 이종운은 B조에서 총점 1450점(평균 241.7점)을 기록해 4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본선 20위 턱걸이 통과자였던 이종운은 한 라운드 만에 상위권 선수로 바뀌었다.
준결승에서는 8게임 총점 1973점(평균 246.6점)으로 전체 1위에 오르는 대이변과 함께 TV파이널 직행권을 확보했다.
챔피언 결정전을 앞둔 전날 밤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고 했다. 이종운은 “긴장한 상태로 계속 있다가 잠들지도 못했다. 긴장하다가 지쳐서 잠들었다”고 털어놨다. 긴장감은 최종전 초반 경기력에도 영향을 줬다.
몸 상태도 완전하지 않았다. 이종운은 엄지손가락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긴장이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다만 긴장보다 엄지손가락 부상이 더 컸다. 손이 많이 터져 자신 있게 쓰던 구질을 쓰지 못했다. 원하는 라인 설정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11일 용인 볼토피아 볼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인카금융 슈퍼볼링 국제오픈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종운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sportsNEWS
볼링에서 구질과 라인 설정은 승부의 핵심이다. 손 통증은 볼 회전과 릴리스에 영향을 줬다. 이종운은 “손이 아파서 공이 돌아가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복기했다.
이종운은 “본선부터 준준결승, 준결승까지 너무 힘들게 올라갔다. 준결승은 운 좋게 1위로 올라갔다”며 “2등까지 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다”고 흡족했다.
승패보다 무대 자체가 기뻤다는 이종운은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던 점은 곽민상 선수와 같은 후원 관계에 있는 선수로 큰 무대에 섰다는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이종운은 현재 인천 피에스타볼링장 프로샵에서 지공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볼링장 사장님과 총괄 책임자, 후배들까지 와서 응원해줬다. 졌지만 기분 좋게 즐기며 경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주변 반응도 뜨거웠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될 때까지 전화가 왔다. 축하한다, 내일 잘해보자, 열심히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렸지만 아직 못 드린 분도 많다”고 전했다.
우승자 곽민상과 나눈 대화는 담백했다고. 이종운은 “서로 수고했다, 고생했다, 축하한다고 했다. 곽민상 선수에게 첫 우승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앞으로 잘해보자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밝혔다.
대회 기간의 감정도 특별했다. 숙박을 하루 단위로 연장할 만큼 다음 경기 진출 여부가 매번 불확실했다. 이종운은 “하루하루 연장할 때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며칠을 하느냐보다 내일도 대회에 선수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 운영에서 느낀 과제도 있었다. 이종운은 대한볼링협회(KBA) 대회 환경과 한국프로볼링협회(KPBA) 대회 환경의 차이를 언급했다. “대학생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KBA 쪽 패턴에 몸이 맞춰져 있었다. KPBA 대회는 패턴과 볼 교체 타이밍이 달랐다. 그 차이를 많이 느꼈다”고 했다.
향후 프로 무대에 대한 각오도 남겼다. 그는 “방송과 현장 관중이 원하는 액션을 많이 보여드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긴장이 너무 컸다”며 “KPBA 무대에 서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겸손한 자세로 경기하겠다. 다시 파이널에 간다면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볼링과의 인연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이종운은 “7~8세 때 부모님을 따라 볼링장에 갔다가 재미를 느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경기도 양주 해천중 코치님에게 지도를 받으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덕정고, 경북대를 거쳤다. 이종운은 지도자와 주변 인물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덕정고 박지원 코치님, 경북대 김상국 감독님, 인천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준 분들, 지공을 잡아준 선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11일 용인 볼토피아 볼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인카금융 슈퍼볼링 국제오픈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종운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sportsNEWS
지공 경력도 오래됐다. 이종운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공을 배웠고, 현재까지 그 일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운의 대회는 준우승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본선 20위, 준준결승 4위, 준결승 1위, 챔피언 결정전 진출까지 한 이종운의 행보는 아마추어 선수에게도 국제오픈 무대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2026 인카금융 슈퍼볼링 국제오픈은 우승 상금 1억 원, 총상금 3억400만 원 최대 규모로 열렸으며, 국내 프로 선수와 일본, 유럽, 아시아, 북미 주요 투어 선수들이 출전했다.
인카금융서비스가 주최하고 한국프로볼링협회(KPBA)가 주관했으며, 주관방송사 AsportsTV가 방송·미디어 후원을 맡았다.
볼링플러스 공식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bowlingplus_original)에서 대회 전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sangsangba@asportstv.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