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인 보호자회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성복지신문=박우열 기자] 안성시 장애인거주시설 ‘00마을’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시설 폐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주인 보호자들이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거주 장애인의 삶과 주거권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00마을 거주인 보호자회는 12일 안성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설 폐쇄는 단순한 행정처분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자녀들의 삶의 터전을 무너뜨리는 문제”라며 신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는 13일 예정된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열렸다.
보호자들은 입장문을 통해 “한길마을은 장애인들에게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오랜 시간 관계와 일상을 쌓아온 삶의 공간”이라며 “강제 전원이나 환경 변화는 중증 발달장애인들에게 심각한 심리적 충격과 행동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잘못된 부분은 철저히 개선하고 보완해야 하지만, 거주인 전체의 삶을 흔드는 극단적 폐쇄 방식이 유일한 해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행정기관이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보호자 대표 발언과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일부 보호자들은 “가정 복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도 많다”며 “익숙한 환경과 돌봄 체계가 무너질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보호자회는 안성시에 ▲거주 장애인의 주거권과 생존권 보장 ▲시설 폐쇄 중심이 아닌 개선·관리 강화 대책 마련 ▲보호자 의견이 반영된 협의 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장애인 관련 단체가 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시설 존폐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사회에서는 무엇보다 안성시의 대응 과정이 지나치게 안일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가해자는 올해 1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4월 항소심에서도 원심이 유지됐다. 그럼에도 안성시는 약 5개월 동안 별다른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해당 시설에 공무원 봉사활동과 프로그램 사업비 지원까지 이어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키웠다.
특히 장애인 거주시설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2024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은 중대한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시설 폐쇄까지 가능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이는 장애인 인권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보호자들의 절박한 호소 역시 결코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법과 원칙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중대한 인권침해와 강력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행정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 / AI 도움 결국 이번 사안의 본질은 특정 시설을 겨냥한 논쟁이 아니라, 중대한 범죄 발생 이후에도 신속하고 책임 있는 대응을 하지 못한 행정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장애인의 삶과 권리를 보호하는 일과 범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장애인 거주시설 관리 체계와 안성시의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13일 개최된 청문회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