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뉴스TV=유진복 기자] 국내 증시의 변동성 속에서도 반도체 대장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견고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 ETF’가 순자산 8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주식 테마형 ETF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단순한 자산 규모 확대를 넘어, AI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압축 투자’ 전략이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2026년 1분기, 5조 원의 뭉칫돈이 움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종가 기준 ‘TIGER 반도체TOP10 ETF(396500)’의 순자산은 8조 1,5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상장된 주식형 테마 ETF 중 최대 규모다.
주목할 점은 가파른 성장세다. 2025년 말 2조 8,000억 원 수준이었던 순자산은 불과 3개월 만에 약 5조 원이 증가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업종별 순환매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투자자들이 반도체 섹터, 그중에서도 상위 우량주에 집중하는 ‘쏠림 현상’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이러한 자금 유입은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퇴직연금(DC/IRP) 계좌를 통한 유입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베팅하는 스마트 머니가 ‘확실한 대장주’로 집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 54.4%... ‘대장주 집중’의 승리
이 상품의 독보적인 흥행 비결로는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24.8%)와 SK하이닉스(29.6%)에 대한 높은 편입 비중이 꼽힌다. 두 종목의 합산 비중은 54.4%에 달해, 국내 상장된 반도체 ETF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집중도를 보여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선택과 집중’이 유효했다고 평가한다. AI 수요가 기존의 ‘학습’ 영역에서 실질적인 서비스 구현인 ‘추론’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관리하면서도 대장주의 상승 동력을 그대로 흡수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미래에셋의 ‘TOP10’ 전략과 맞물린 결과다.
특히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슈퍼 사이클’ 초입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시장의 개화로 스마트폰과 PC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 GTC 2026과 HBM4... 미래 가치가 이끄는 수급
향후 전망 역시 긍정적인 데이터가 뒷받침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개최하는 ‘GTC 2026’에서 차세대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과 6세대 메모리인 ‘HBM4’의 로드맵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핵심 파트너사인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측은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는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TIGER 반도체TOP10 ETF는 이러한 산업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국내 대표 기업들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HBM4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 면에서 이전 세대와 차원이 다른 성능을 요구한다. 이는 기술 진입 장벽을 더욱 높여 선두 업체들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요소가 된다. 투자자들이 중소형주보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집중된 ETF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규모가 증명하는 ‘반도체 대장주’의 위상
순자산 8조 원 돌파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해당 ETF가 국내 반도체 투자의 ‘벤치마크’로서 입지를 굳혔음을 의미한다. 특히 연금 계좌를 통한 장기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반도체 업황의 사이클 변화 속에서도 강력한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베라 루빈’으로 상징되는 차세대 AI 인프라 경쟁에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점유율이 확대될수록, 대장주 비중을 극대화한 미래에셋의 전략적 우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결국 ‘가장 잘 아는, 가장 강한 기업’으로 돌아온다는 투자의 본질을 TIGER 반도체TOP10 ETF가 다시 한번 증명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