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불공정행위로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 이른바 '생필품 폭리 탈세자'를 겨냥해 3차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불공정행위로 생활물가를 올리고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생필품 폭리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계획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서민 부담을 키운 생필품 가격 인상의 실체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국세청이 불공정행위로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 이른바 '생필품 폭리 탈세자'를 겨냥해 3차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생활물가 밀접 업종' 1차 조사, 같은 해 12월 '시장 교란행위' 조사에 이은 세 번째 물가 안정 대응 조치다.
국세청은 생필품 가격 인상이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핑계로 과도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폭리를 취한 기업들의 탈세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조사 대상은 ▲가격 담합 등 독과점 기업 5곳 ▲원가를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곳 ▲복잡한 거래 구조로 유통비용을 인위적으로 높인 먹거리 유통업체 6곳 등 총 17개 업체다. 이들의 탈루 혐의 금액은 약 4000억 원에 달한다.
가격 단합 사례.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하여 가격담합 이익 축소, 담합대가를 우회 수취하고, 법인자금을 해외로 부당 유출한 식품 첨가물 제조업체. (국세청 제공)첫 번째 유형인 독과점·담합 기업들은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 상황을 악용해 가격을 인상하고, 담합 대가를 위장계열사 거래와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 방식으로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업체는 해외 사무소 운영비를 과다 계상해 사주 일가의 해외 체재비를 부당 지원한 정황도 드러났다.
또 다른 과점 업체는 '제품 고급화'를 명분으로 해외보다 수십 퍼센트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면서, 특수관계법인에 이익을 이전해 가격 상승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간 특정 시설물 운영권을 세습해 온 업체의 경우 가공 인건비 지급과 비용 부풀리기 방식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한 혐의도 포착됐다.
두 번째 유형인 생필품 제조·유통업체들은 실체 없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뒤,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넣거나 허위 용역 거래를 통해 원가를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법인 자금으로 고급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해 사주 자녀에게 무상 제공하고, 법인 신용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먹거리 유통업체들은 복잡한 유통 구조를 조성해 이익을 사주 일가에 귀속시키고, 유통 단계마다 비용을 키워 가격 인상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양어업 업체의 경우 조업 경비를 가장해 거액의 자금을 국외로 송금한 뒤 사적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독과점 지위와 담합 등 불공정행위로 생활필수품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고, 납세 의무를 회피한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생활물가를 왜곡하고 서민의 부담을 키운 탈세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강도 높은 세무 검증을 이어갈 것"이라며 "반칙과 특권, 불공정에 단호히 대응해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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