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 본점 전경. (BNK금융그룹 제공)[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최근 고환율 흐름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는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금리는 빠르게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 1,470원 선까지 치솟으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의 금리·환율 급등이 펀더멘털의 급격한 악화라기보다는 심리와 수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과도한 쏠림 국면을 지나 점진적인 안정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 역시 함께 거론되고 있다.
BNK證 "환율, 펀더멘털과 괴리...되돌림 시점 접근"
BNK투자증권은 12일 발간한 채권전략 보고서를 통해 고환율 국면에 대한 단기·장기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향후 전망에 대한 적정성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최근 환율 수준이 금리차로 대변되는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일정 기간 지속돼 왔다"며 "과거 사례를 참고할 때 되돌림 시점도 점차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NK투자증권은 환율 안정을 위해 경제성장률 회복과 수출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며, 단기 처방에 그치는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원화 약세 장기화 불가피...경쟁력 회복 관건"
BNK투자증권은 "환율이 국가 경쟁력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첨단 산업 리더이자 패권 국가인 미국 대비 경쟁력이 열위에 있는 만큼, 원화 약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쟁력 위축과 펀더멘털 괴리가 수출 경쟁력 부각을 통해 일정 수준 회복될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단기적인 심리와 수급 요인을 넘어 성장성과 경쟁력, 금리차, 투자 매력 등 주요 가격 결정 요인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땜질식 단기 대책보다는 수출 기반 확충과 산업 경쟁력 제고 등 구조적 대응을 주문했다.
내년 환율 1,400원 평균 전망...금리는 상승 압력
BNK투자증권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0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상단은 1,500원, 하단은 1,350원까지 열어둘 수 있다고 제시했다. 평균 수준은 올해와 유사하지만, 변동성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금리는 환율과는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 회복 기대와 국채 공급 부담이 맞물리면서 시장금리는 추가 상승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16~2017년과 유사한 국면으로, 내년에는 '환율 하락·금리 상승'이라는 엇갈린 시장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환율, 단기 처방보다 구조적 개혁 관건
시장 전문가들은 고환율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인 시장 개입보다는 ▲외환 수급 안정 ▲중장기 금리 환경 변화 대응 ▲수출 경쟁력 강화라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심리와 수급이 주도한 급등 국면일수록 정책 당국과 시장 참여자 모두 과도한 공포보다는 펀더멘털 회복 경로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율의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적어도 해법의 방향성은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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