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건축가와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방치됐던 빈집이 마을 도서관, 예술인 레지던시, 마을 카페 같은 주민 편의시설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지난 10월 20일~22일 진행한 '빈집활용 건축디자인 공모전'에서 5개 당선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한옥형 폐공가와 부지를 사들여 설계 공사를 거쳐 마을호텔, 청년 임대주택, 공유 공간, 마을 정원 등을 조성한 모습. (사진=연합뉴스)[소비자경제] 김동환 기자 = 서울의 오래된 빈집이 청년 건축가들의 상상력으로 다시 살아난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지난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빈집활용 건축디자인 공모전'에서 신진건축가와 대학생이 참여한 44개 출품작 중 5개 우수작을 최종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K-건축의 시작, 서울 빈집에서 세계로'를 슬로건으로, 도심 속 방치된 빈집을 주민 중심의 생활공간으로 되살리고 신진 건축가들에게 창의적 설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빈집이 마을 거점으로...Beacon Library '대상'
대상에는 'Beacon Library(비콘 라이브러리)'가 선정됐다. 미아동의 한 빈집을 마을 도서관으로 리디자인한 이 작품은 낮에는 열린 정원과 투명한 공간으로 주민과 시각적으로 소통하고, 밤에는 따뜻한 조명이 골목길을 비추는 '등대 같은 공간'으로 설계됐다. 심사위원단은 "공공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구현한 탁월한 사례로, 도시 골목의 상징적 거점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최우수상은 '미아동 그루터기 도서관'이 차지했다. 건축물의 계단과 벽을 나무의 '가지'처럼 표현해, 공간 곳곳이 책과 사람으로 채워지는 구조를 설계했다. 우수상에는 '독산동 도시 속 작은 지붕', '옥인동 레지던시', '옥인동 담장안뜰' 등 3개 작품이 선정됐다. 특히 '옥인동 레지던시'는 서촌 예술마을의 지역성을 살려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복합공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SH, 수상작 전시...시민과 공유
시상식은 오는 14일 SH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리며, 대상 1팀에는 500만원을 포함해 총 1,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한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SH 지하 1층 전시공간에서 수상작 전시회가 개최돼, 시민 누구나 빈집 재생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공공건축의 방향성과 도시재생 디자인을 시민과 공유함으로써, 공모전의 공공적 가치를 확산할 계획이다.
2026년 빈집정비사업에 실현 추진
서울시와 SH는 이번 수상작 중 실현 가능한 디자인을 선별해 2026년 빈집 정비사업에 반영한다. 이를 통해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 마을카페, 생활정원, 공용주차장 등으로 빈집을 재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한 자치구와 협력해 공모전 수상작을 실제 도시 공간에 구현함으로써, 도시 내 방치 공간을 주민 중심의 생활기반시설로 전환하는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빈집이 도시 활력의 원천으로"...서울시, 지속사업 추진
서울시는 향후에도 공모전을 정례화해 신진 건축가의 참여를 확대하고, 디자인·정책·시민참여가 결합된 서울형 공공건축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대학생과 건축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도시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빈집이 도시 활력의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시가 다시 숨 쉬는 건축, 서울형 재생의 새 모델
이번 공모전은 단순한 디자인 경쟁을 넘어, '공공건축을 통한 도시 회복력 강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빈집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건축이 도시의 사회적 자산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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