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 결국 28일 오전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2011년 창사 이래 15년 만에 처음 마주하는 장면이다. 노조가 예고한 5월 1일 전면파업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단 사흘뿐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노사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무결점 공급망'을 자부해온 한국 바이오 산업 전체의 신뢰도를 시험대에 올리는 사건이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은 반도체 공정보다도 까다로운 연속 공정의 집약체다. 한 번 배양기가 멈추거나 오염되면 수천억 원 가치의 배치를 전량 폐기해야 함은 물론, 글로벌 환자들에게 공급될 약물의 스케줄이 꼬이게 된다. 해외 사례를 보면 파업의 대가는 가혹했다. 과거 글로벌 제약사 테바(Teva)의 이스라엘 공장 파업 당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요 고객사들이 이탈하고 주가가 급락했던 전례가 있다. 프랑스 사노피(Sanofi) 역시 노사 갈등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을 때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맛봐야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숙련 인력의 판단이 오염을 막는 최후의 보루인 만큼 단순 대체 인력 투입으로는 이 거대한 리스크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사태가 터진 '시점'이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발효로 중국 우시앱텍 등 경쟁사들이 퇴출당하며 거대한 수주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간 안정적인 배치 공정 운영 능력을 앞세워 이 기회를 독식할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혀왔다. 전 세계 빅파마들이 중국의 대안으로 한국을 주목하는 결정적인 시기에 터진 파업은, 고객사들에게 "한국도 안전하지 않다"는 최악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 공들여 쌓아온 수주 파이프라인이 단숨에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다.
노조는 역대급 실적에 걸맞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사측은 이를 전향적으로 수용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노사 모두 '파국'이 가져올 후폭풍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K-바이오 생태계에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은 명분 싸움을 할 때가 아니라, 전면파업이라는 마지노선을 넘기 전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골든타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 글로벌 시장에 다시 한번 성숙한 위기 관리 능력을 증명해 보이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