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회 의정 홍보비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의회 측은 이를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최소한의 소통 수단”이라 설명하지만,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의 핵심은 그 필요성이 아니라 ‘집행의 공정성과 기준’에 있다.
홍보비는 분명 필요하다.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그 과정과 성과를 시민에게 알리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기능이다. 의회의 역할이 시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감시와 견제 역시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이 점에서 홍보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접근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논란은 그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점에서 출발한다. 지역 종이신문, 인터넷신문, 지역 일간지 간 홍보비 집행이 들쑥날쑥하고, 매체별 기여도나 의정 보도 실적이 아닌 언론사 성향이나 관계에 따라 배분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잔소리를 많이 하는 언론사에 더 배정된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아무리 “객관적 기준에 따라 집행하고 있다”는 해명이 뒤따르더라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기준이 있다면 공개되어야 하고, 공개되었다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결과만 놓고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는 구조에서는 의회의 어떤 설명도 신뢰로 이어지기 힘들다.
특히 홍보비는 ‘세금’이다. 단순한 예산 항목이 아니라 공정성과 투명성의 시험대다. 이 예산이 특정 매체에 편중되거나, 기준 없이 집행된다는 인식이 굳어진다면 의회 전체의 신뢰도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의회 스스로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제도화된 기준’이다.
먼저 매체 선정 및 배분 기준을 정량화해 공개해야 한다. 단순한 내부 지침이 아니라 시민과 언론이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또한 의정 보도 실적, 취재 참여도, 콘텐츠 확산력 등 평가 요소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고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홍보비 집행 내역을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투명하게 보고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홍보비는 ‘의회의 입’이지만, 동시에 ‘시민의 눈’이기도 하다. 그 눈이 흐려지면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안성시의회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반복되는 논란 속에서 방어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이번 기회를 계기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을 확립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필요한 예산’이라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신뢰받는 집행’으로 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