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기자[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알츠하이머 앞에서 인류는 무력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차가웠다. 완치는 멀었고, 약값과 부작용 부담은 환자의 몫이었다. 치매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이다.
이 절망의 터널에 새로운 빛이 비치고 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손종희 교수팀이 발표한 '40Hz 감마 주파수 자극' 연구가 그것이다. 파격적이다. 주사기나 알약이 필요 없다. 일상 속 소리와 빛만으로 뇌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놀랍다. 치매 환자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산발성 알츠하이머 모델에서 독성 단백질을 3분의 1로 줄였다. 이 수치는 비침습적 '디지털 자극'이 약물 치료의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치료의 정의를 확장해야 한다. '먹는 약'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다. 환자의 감각을 자극해 뇌 스스로 치유하게 만드는 '디지털 치료제(DTx)'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고령화 시대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환자의 존엄을 지키는 '인간 중심 의료'의 실현이기도 하다.
상용화까지는 과제가 많다. 표준화 기기 개발과 대규모 임상,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꿈같은 이야기가 특허를 통해 현실이 됐다.
기술의 진보는 차가운 기계에 머물러선 안 된다. 환자의 귀에 들리는 소리와 눈에 비치는 빛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치매라는 난공불락의 요새에 균열이 생긴다. 정부와 학계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