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정부가 올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약가 제도 개편안이 마침내 그 베일을 벗었다. 이번 개편은 일률적 약값 인하라는 구태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 혁신 기업 우대로 방향을 틀었다. 탄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미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본지는 그동안 산업의 고사를 초래하는 일방적 약가인하 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우려를 표해왔다. 수익성 악화가 곧 R&D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제약업계가 처한 현실 또한 냉정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완제의약품 생산·수입 업체 수는 275개사에 달한다. 전 세계 시장의 1.5%에 불과한 비좁은 시장에 이처럼 많은 업체가 난립하는 지금의 상황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특히 기술력 없이 복제약 영업에만 매몰되어 건강보험 재정에 기생하는 기업들의 난립은 산업 선진화를 가로막는 고질적인 병폐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형 제약기업에 최장 10년의 약가 인하 유예라는 파격적 특례를 부여하고, 강소기업을 위한 준 혁신형 트랙을 신설하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이는 투자한 만큼 확실한 보상을 줌으로써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뉴이재명식 실용주의 성장론이 제약산업 육성 정책에도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규제보다는 성장을 선택해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계산이다.
이제는 경쟁력 없이 복제약만 양산하며 재정을 축내는 기업은 시장 원리에 따라 과감히 정리되어야 한다. 그 빈자리를 연구개발에 사활을 거는 기업들이 채우는 진정한 의미의 산업 재편이 이루어져야 할 때다. 정부는 그 과정에서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실력 있는 강소기업들이 성장 사다리를 타고 뛰어오를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적 지원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약가 정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환자에게 우수한 의약품을 신속히 공급하고, 기업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개편이 영업 중심의 낡은 틀을 깨고 R&D 중심의 퍼스트 무버로 탈바꿈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혁신하지 않는 기업에 더 이상 미래는 없다는 사실을 이번 약가 개편이 증명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