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는 자고 만나기"...대기업이 만든 충격적인 '방송 프로그램'

 
JTBC

"진짜 MZ들의 사랑법"을 내건 웨이브 신규 예능 '잠만 자는 사이'가 정작 티저 공개와 동시에 MZ세대들의 비난이 쏟아 지고 있습니다.

MZ 세대는 밀레니얼세대, Z세대의 합성어로 대한민국에서 1980년대 초~1990년대 초 출생한 에코세대+에코붐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잠만 자는 사이'는 2022년 10월 14일 국내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 하나인 웨이브에서 공개되는 짝짓기 예능입니다.

WAVVE

프로그램 소개에서 알 수 있다시피 2022년 8월 종영한 iHQ '에덴'에서 논란이 된 남녀 동침을 아예 메인 콘셉트로 하는 예능입니다.

 

예고편에서부터 선섹후사(선 잠자리 후 사귀기)가 MZ세대 문화라고 주장하여 유튜브 댓글창에서 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MZ세대가 90~00년대생 이후를 뜻하는 단어인데 출연자들이 과연 MZ세대가 맞긴 하냐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선섹후사가 MZ세대의 보편적인 특징도 아닌데 성급한 일반화라는 주장도 제기되었습니다.

2022년 10월 14일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1분 30초 분량의 티저 영상은 소리를 키우고 보기 민망할 정도의 수위입니다. 

WAVVE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는 뜻의 '자만추'를 '자보고 만남 추구'라고 풀이하면서 한 이불 안에 있는 남녀의 모습을 잡는 것을 시작으로 "잘 때 손 넣는 버릇 있어", "내가 그 만족을 채워주고 싶어", "왁싱 한 사람이 좋더라" 같은 대사가 난무합니다.

'순한 피임약'까지 거론되는 난잡한 하룻밤을 제작진은 "거침없고 가식 없는 진짜 MZ들의 사랑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해당 티저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왜 자꾸 하지도 않는 유행에 mz세대 가져다가 붙이는거냐..?" ,"졸라 싫어 ㅋㅋㅋㅋ 진짜 아무데나 MZ 붙이지 좀마 ㅋㅋㅋㅋㅋ 문란한 애들이나 저러고 살겠지" ,"웨이브가 선을 넘는군요"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연애 예능…‘자만추’=MZ세대 사랑법?

T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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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우후죽순 제작된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 끝을 모르고 변주되면서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연애 예능이 대중의 이목을 끄는 방송계 트렌드임은 분명하지만, 진정성이 결여된 채 말초적 자극만 추구하려는 설정은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0년대 초 인기를 끈 ‘짝’(SBS), 2017년 ‘하트시그널’(채널A) 등 주요 화제작 탄생 때마다 불었던 연애 예능 열풍은 지난해 ‘환승연애’(티빙), ‘나는 솔로’(ENA PLAY, SBS Plus) ‘솔로지옥’(넷플릭스) 등의 흥행 이후 다시금 불이 붙었습니다.

각 TV채널과 OTT마다 연애 예능을 쏟아내면서 올해 하반기 공개된 ‘짝짓기’ 형태의 리얼리티만 따져도 ‘돌싱글즈3’(MBN·ENA), ‘다시, 첫 사랑’(MBC에브리원), ‘체인지 데이즈2’(카카오TV), ‘러브 마피아2’(MBC드라마넷), ‘나대지마 심장아’(채널S),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KBS2), ‘남의 연애’(웨이브), ‘비밀남녀’(KBS조이), ‘환승연애2’(티빙), ‘연애는 직진’(SBS), ‘각자의 본능대로’(tvN), ‘러브in’(JTBC), ‘핑크 라이’(디즈니+) 등 20여 편에 육박합니다. 올해 내 공개 예정인 예능도 ‘좋아하면 울리는’(카카오TV), ‘솔로지옥2’(넷플릭스), ‘사내연애’(쿠팡플레이) 등이 남아있습니다.

방송계에서 특정 소재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몇 년간 먹방·육아·스포츠 등 시청자의 관심사와 시대 흐름에 따라 예능이 집중하는 소재도 달라졌습니다. 데이팅 리얼리티 역시 여러 사회구조적 이유로 연애가 힘든 세대에게 대리만족과 관계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장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끄는 측면이 있습니다.

'체인지 데이즈', '환승연애', '에덴', '솔로지옥' 등 파격적인 연애 리얼리티는 꾸준히 등장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과한 스킨십과 대화 수위가 도마에 오른 것도 사실입니다. 마치 20대들의 연애는 이런 식이라는 듯 주입하는 자극적인 예능에 자체적으로 '유교걸', '유교보이'를 선언한 시청자도 적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빨간맛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들의 불만이 '잠만 자는 사이'에서 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돌싱글즈3
돌싱글즈3

결혼도 안 해본 젊은 미혼들이 '돌싱글즈'를 보고 '나는 솔로'에 열광하는 데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손만 잡아도 설레는 떨림, 좋아한다는 말조차 쉽게 할 수 없는 긴장감엔 누구나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냅다 비키니부터 입고 등장해 초면인 이성과 한 침대를 쓰는 극한의 예능에는 고개 뿐 아니라 채널까지 돌리게 되기 마련입니다.

 

'잠만 자는 사이'는 MZ가 아닌 제작진이 MZ의 연애를 따라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진 꼴입니다. 

'요즘 것들'은 모름지기 클럽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내고 MBTI로 성향을 맞춰보고 '남사친', '여사친' 문제로 헤어지는 게 전부일 것이라는 단순하고 편협한 추측이 야기한 불상사입니다. 각각의 개성과 자유를 추구하는 MZ를 가벼운 연애에 빠진 한 가지 부류로 뭉뚱그린 '꼰대' 기획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괜히 MZ 연애를 내걸었다 욕부터 먹고 있는 '잠만 자는 사이'가 '에덴' 이후의 최대 연애 예능 논란작이 되는 건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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