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가뭄 산불 등 겪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정신적인 질환 늘어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자 67% 트라우마 호소
“온난화로 많은 ‘기후 트라우마’ 발생할 것… 이에 대한 대처 중요해”

홍수 가뭄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후나 날씨를 겪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불안 우울증 등 정신적인 질환인 '기후 트라우마' 환자가 늘고 있다. [사진=어스닷컴]
홍수 가뭄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후나 날씨를 겪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불안 우울증 등 정신적인 질환인 '기후 트라우마' 환자가 늘고 있다. [사진=어스닷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기후 트라우마(climate trauma)’를 아시나요?

홍수 가뭄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후나 날씨를 겪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불안 우울증 등 정신적인 질환이 늘고 있다.

2018년 11월, ‘캠프 파이어(Camp Fire)’로 부르는 캘리포니아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산불이 일어나 엄청난 피해를 일으켰다.

약 240평방마일의 산림을 완전히 휩쓸었고 1만8804개의 가옥과 건물구조물을 파괴했으며, 85명이산불에 희생되었다. 미국의 역사상 가장 큰 재난 중의 하나였다.

캘리포니아 산불 직접 피해자들, 67% 트라우마 겪어

이로부터 3년 후,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파괴적인 화재로 인해 피해자가 겪은 심리적 결과를 조사했다.

그들은 이러한 "기후 트라우마"에 노출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건강에 피해를 주는 문제가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캠프 파이어’에 ▲ 직접 노출된 27명(예를 들어 가옥이 완전히 파괴된), ▲ 간접 노출된 21명(산불의 참상을 목격만 했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음), ▲ 그리고 27명의 대조군인 일반인을 상대로 실험에 착수했다.

모든 참가자들은 일련의 인지 테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연구팀은 뇌파측정기(EEG)를 이용해 그들의 뇌활동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산불에 노출된 사람들은 인지 통제와 간섭 처리(interference processing: 외부의 침입과 불안한 생각에 대처하는 능력)와 관련된 뇌 영역에서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UCSD의 조티 미쉬라(Jyoti Mishra) 정신의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는 새로운 도전이다. 극단적인 기후 사건이 심각한 심리적 영향을 초래한다는 것은 이미 잘 문서화되어 있는 문제들”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트라우마 환자 많이 늘 것”

미쉬라 교수는 “예를 들어,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심지어 자살률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지구 온난화가 확대되면서 캘리포니아와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산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정신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기후 트라우마가 캠프 파이어 동안 그것을 경험한 사람들의 인지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고 싶었다.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더 약한 간섭 처리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약화된 인지 능력은 일상적인 기능을 손상시키고 웰빙을 감소시킬 수 있다”

대조군 참가자 중 트라우마가 보고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산불에 직접 노출된 사람의 67%, 간접 노출된 사람의 14%는 사건 발생 후 몇 년이 지났음에도 트라우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발견은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복원력 개입 전략을 개발하려는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쉬라 교수는 "지구가 따뜻하게 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산불과 같은 극심한 기후 노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신경 인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 도구를 개발하는 것은 사회 행동 치료법에 대한 중요한 보완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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