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대출 연체율 4배↑
저축은행 연체율 4년來 최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단지. ⓒ천지일보DB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단지.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제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의 경우 5년 새 익스포저 규모가 4배 넘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드·캐피탈·보험·증권·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115조 5천억원에 달했다. 대출 91조 2천억원, 채무보증 24조 3천억원 등이다.

2017년 말 익스포저 수준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 업권별 익스포저는 ▲여신전문금융사 432.6 ▲저축은행 249.8 ▲보험사 204.8 ▲증권사 167.0으로 집계됐다. 5년 전보다 익스포저가 각 4.33배, 2.50배. 2.05배, 1.67배로 급증했다는 의미다.

연체율도 크게 늘었다. 2금융권 중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2021년 말 3.7%에서 작년 9월 말 8.2%로 2.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전문금융사의 연체율은 0.5에서 1.1%, 저축은행은 1.2에서 2.4%, 보험사는 0.1%에서 0.4%로 급등했다.

작년 9월 말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018년 12월(5.5%)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새마을금고의 경우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9%를 넘겼다. 금액도 5조원에 달했다.

2금융권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한은과 금융당국 등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부동산 PF가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PF 대출과 대출유동화증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은행권의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에 한층 더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민간 중심의 원활한 구조조정 여건을 마련해 부실 우려 PF 사업장의 정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너무 쏠림이 생기거나 일시에 리스크가 발생해 특정 기업·건설사의 ‘트리거 포인트’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 분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기업의 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지방 중소 건설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 2018년 8.2%에서 지난해 16.7%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부실위험기업 비중도 11.4%에서 12.8%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부채비율과 부실위험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상장 건설기업의 부채비율은 107.9%로 2021년 말(97.4%)보다 10.5%p 상승했으며 부실위험은 0.613%로 2021년 말(0.603%)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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