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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들었구나, 마침내" 탄소 발자국 줄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 기자명 김민서
  • 입력 2022.08.12 15:30
  • 수정 2022.08.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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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들었구나, 마침내" 탄소 발자국 줄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탄소 배출 줄이기 위해 자연 냉각과 친환경 에너지 이용
데이터 센터 에너지 낭비 줄이는 방안도 필요

[한국클라우드신문=김민서 기자]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의 대사다.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기기를 바닷물에 담그면 그 기계는 다시 쓸 수 없게 된다. 이 대사는 휴대전화를 영영 없애버리라는 말과 같다.

그런데 휴대전화보다 훨씬 민감하고 복잡한 대규모 전자기기를 깊은 바다에 넣는 시도를 한 기업이 있다.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데이터 센터 가동에 따른 발열을 해수 냉각으로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통째로 바다에 담갔다. MS의 AI 앤 리서치 부사장은 이 프로젝트를 두고 "일종의 미친 생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 센터 (사진=M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 센터 (사진=MS)

 

◇클라우드 서비스의 거대한 탄소 발자국

우려 속에도 MS가 해수 냉각 방식을 택했던 이유는 탄소 배출량 감소에 있다. 여러 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MS의 데이터 센터가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돼야 한다. 이때 데이터 센터 가동 및 냉각에 엄청난 양의 전력이 소비되고 결국 MS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동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면서, MS처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의 데이터 센터가 탄소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 있다. 

실제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증설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클라우드 사용자 증가와 맞물려 지난해 아마존의 탄소 배출량은 18%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 바로 '친환경 에너지 이용'이다.

MS의 해저 데이터 센터 (사진=MS)
MS의 해저 데이터 센터 (사진=MS)

 

◇바다에 빠뜨리고, 바람으로 가동하고

MS는 2018년 스코틀랜드 인근 바다에 해저 데이터 센터를 지은 뒤, 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해수로 자연 냉각하는 '나틱(Natick)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상 데이터 센터보다 87%가량 고장률이 낮았고, 센터 관리자를 위한 조명 등의 시설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량도 낮출 수 있었다. MS의 해저 데이터 센터가 확장된다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과 탄소 배출량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또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구글은 2019년 핀란드의 데이터 센터 확장에 6억 유로를 추가 투자했다. 2009년 설립 시 이미 8억 유로가 투자됐기 때문에 핀란드 데이터 센터에 투자된 금액은 총 14억 유로(1조 8000억원)에 달한다.

데이터 센터 확장으로 총 전력 소비량은 증가했지만, 핀란드 내 풍력 발전소 3곳에서 얻은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하며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2021년 11월에는 덴마크 국영 에너지 기업 오스테드(Ørsted)와 계약을 맺으면서 독일 북해의 발전 단지에서 12년간 전력을 공급 받기로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IDC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2021년 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친환경 클라우드 컴퓨팅 방안을 제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는 거점 데이터 센터의 위치를 온프레미스 환경보다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풍력이나 태양열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세움으로써 친환경 에너지 사용 비율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가동돼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가동돼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무조건 바다에 넣을 수는 없다면

MS,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데이터 센터 가동 및 냉각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이들 기업 역시 실험적 프로젝트를 통해 첫발을 뗀 만큼, 모든 기업에 '데이터 센터를 바다에 넣으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데이터 센터 가동·냉각을 위한 전력 생산 방식을 바꿀 수 없다면 차선책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효율을 높여 전력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더 적은 전력으로 더 높은 성능을 내고, 일단 생성된 전력은 낭비 없이 100% 사용함으로써 데이터 센터에서의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지난 4월 켄 헤이그 AWS 아시아 태평양 및 일본 에너지 정책 책임자는 "아마존 EC2의 경우 에너지를 60% 덜 사용하면서도 다른 인스턴스와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며 클라우드 서버가 탄소 발자국 감축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AWS는 고객 탄소 발자국 도구를 통해 고객이 직접 탄소 배출량 변화를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술,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친환경에 한 발짝 다가서는 전략이다.

지난 5월 진행된 시스코 커넥트 코리아 2022(Cisco Connect Korea 2022) 행사에 참여한 네이버클라우드 박원기 대표는 대다수 데이터 센터가 '이미 생산된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지속 가능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은 다른 산업 분야의 영역이기에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것으로 탄소 배출량 감소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기술이 세계적 화두인 만큼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에서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MS, 구글, AWS 등 빅 3 클라우드 기업이 지속 가능한 기술을 지향하는 만큼, 국내외 클라우드 기업들도 이런 기조에 맞춰 역량에 맞는 탄소 배출 감축 방안을 마련해야 장기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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