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무너진 주택 옹벽, “규정상 지원대상 제외”... 수리 감당 피해자 몫

이유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9 13:56:59
  • -
  • +
  • 인쇄
“복구 지원도 중요하지만 선제적 예방조치도 중요해”
▲ 지난 3일 내린 비로 성북구 정릉3동에 위치한 신모씨의 주택 앞 옹벽이 무너졌다. (사진, 제보자 제공)

[매일안전신문] 지난 3일 밤 많은 비가 내리며 성북구 정릉3동 재개발지역에 거주중인 신모씨의 주택 옹벽이 무너져 내렸다. 신씨는 지자체에 피해를 신고했지만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방수천에 의지해 2차 피해를 막고 있다고 호소했다.

신씨는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연재난에 의한 사유재산 피해신고가 가능함에도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을 수 없다고 안내받았다”며 “1000만원으로 추정되는 복구 비용을 온전히 혼자 감당할 처지에 있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성북구 정릉동에는 집중폭우가 내렸다. 이 폭우로 신씨 집 앞 옹벽이 무너져 내리며 아랫집 방향으로 쏟아져 내렸다. 무너져내린 옹벽은 높이 6m, 폭 10m, 너비 1m 크기로, 당시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는 없었으나 이후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다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고 당일 신씨는 성북구청에 연락했으나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답변과 함께 방수천 한 장을 받았다. 신씨는 “구청은 사유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도와줄 수 없다고 답했지만 이후 8일 강남지역의 재난뉴스를 통해 자연재난에 의한 사유재산 피해신고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재난구호 및 재난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9조제2항에 따르면 자연재난으로 주택 등에 재해가 발생한 경우 복구를 위한 재난지원금은 재난 종료일로부터 10일 이내 신고해 지급받을 수 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신씨는 재차 민원을 제기했으나 이후 17일, 구청은 사유재산 피해보상은 주택의 반파 및 전파에 대해서만 가능하다고 결론 내리며 신씨는 폭우로 쏟아져 내린 옹벽의 수리를 홀로 책임지게 됐다.

이에 성북구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직접적인 주거공간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며 “가벼운 지붕 탈락 등 피해도 접수되고 있지만 보다 심각한 사안을 중심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신씨의 옹벽 피해와 관련해선 “옹벽이 무너지며 집이 반파가 되는 등 주거공간이 파손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난구호 및 재난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는 재난복구비용 지원 대상으로 주택의 경우 반파·전파돼 사용이 불가능해진 경우에 한하고 있어 신씨와 같이 옹벽에만 피해를 입은 경우 사실상 지원책이 없는 실정이다.

신씨는 “방수천에 의지하고 있는 옹벽이 또다시 무너져 2차 피해가 발생할까 노심초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로 이러한 자연재해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며 "자연재해를 당한 국민에 대한 지원은 어느 선이 적정한 것인가에 관한 정책 입안에 국가가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피해 발생 후 복구 지원에서 나아가 선제적인 예방조치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안전전문가협회 모 안전전문가는 “피해가 발생하고 나서 복구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제적인 예방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피해 발생이 애초에 없도록 안전 분야 예산 및 방지 대책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사진, '2022 알기 쉬운 서울시 예산'자료 일부 발췌)

한편 서울시 ‘2022년 예산서’에 따르면 시는 수방 및 치수 분야에 4202억원을 배정했다. 해당 금액은 지난해 배정된 5099억원보다 896억원(17.6%) 감소한 규모다. 특히 하수시설 관리는 전년대비 467억원 감소한 3114억원이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방·치수 예산이 전년대비 감소했다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9일 설명자료를 내고 “작년 시의회에서 시가 편성·제출한 수방 예산 4450억원 중 248억 원(5.9%)이 추가 삭감돼 회복하지 못하고 통과됐다”며 “이에 삭감된 예산을 포함해 수방 및 치수 안전대책을 강화하고자 민선8기 오세훈 시장 취임 직후 제2회 추경 편성 시 수방 예산 292억 원을 복원 및 긴급 추가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 이유림 기자·박서경 기자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유림 기자 이유림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