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천애명월도M' 체험기
텐센트 오로라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레벨 인피니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천애명월도M'이 지난 24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천애명월도M은 무협 소설 '천애명월도'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PC MMORPG '천애명월도'를 계승한 작품으로, 전작의 후일담격 스토리를 보여준다.
여기서 신경 쓰이는 점은 전작인 천애명월도가 아직 서비스 중이라는 것이다. 아직 서비스 중인 게임의 후일담을 다루는 게임이라니, 도대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 셈일까? 또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천애명월도M을 직접 체험해 봤다.
천애명월도M은 전작에서 청룡회 공자우와 연남비, 부홍설, 엽개 등이 얽히고 설킨 사건이 모두 종결된 후 5년, 남겨진 무림 최강 병기 공작령의 처분을 놓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천애명월도M에서 플레이어의 역할은 팔황제자다. 이제 막 무공 수련을 마치고 세상으로 나선 햇병아리 무인으로,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여러 사건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천애명월도M 스토리에 전작 천애명월도의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전작 주인공이라고 하면 플레이어가 키우던 캐릭터를 뜻하는데, 그 캐릭터가 훌륭하게 자라 무림의 귀감이 되는 팔황문파의 대사형/대사저로 거듭났다는 설정이다. 만약 전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아, 내가 열심히 키우던 캐릭터가 이런 식으로 등장하는구나'하고 감탄하게 될 것이다. 물론 진짜로 키우던 캐릭터와 연동 되서 같은 모습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천애명월도M이 전작을 존중하고자 한다는 것 만큼은 확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완성도 높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천애명월도M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상당히 세세하고 그 완성도가 높다. 머리카락, 얼굴형, 눈, 코, 입 위치 등 대략적인 설정 뿐만 아니라 이마, 애플 존, 광대, 볼, 턱, 눈썹 뿌리, 눈썹 꼬리, 미간, 넌꺼풀, 눈 머리, 눈 꼬리, 동공, 코끝, 콧볼, 콧대, 코 밑, 입꼬리, 입 중앙, 입 양측 등 세세한 부위의 표현 수치를 조절해서 자신만의 캐릭터 얼굴을 만들어볼 수 있다. 욕심이 과하면 정작 게임은 안하고 캐릭터 생성창에서 몇 시간이고 보내게 될 정도다. 자신이 만든 프리셋을 공유할 수 있고, 타인이 만들어 공유한 프리셋을 적용해볼 수도 있는데, 시간이 아깝다면 인기 프리셋 하나를 정해서 쓰도록 하자.
사진 커마 기능을 통해 자신의 현실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캐릭터의 얼굴을 표현할 수도 있는데, 인식 성능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 본인이 미형의 무림인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면 재미로 한 번 쯤 시도해볼 만 하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신기해서 이리저리을 둘러보느라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기에 결국 닉네임은 가볍게 지어야만 했다.
인기 1위에 올라 있는 커스터마이징, 확실히 이쁘다.
직접 수정해볼 수도 있다
스토리 퀘스트 중심 성장, 필드 사냥 비중 적은 모바일 MMORPG
보통 PC 원작이 있는 모바일 MMORPG라고 하면 자동 전투를 핵심으로 필드 사냥을 통해 꾸준히 많은 수의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을 올려나가는 진행 방식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모바일 플랫폼 특성상 수동 액션을 감당하기엔 조작 피로도가 높고, 특히 PC 원작이 있는 게임의 경우 원작과 차별점을 강조하기엔 필드 자동 사냥 만큼 무난한 것이 없다. 실제로 대다수 모바일 MMORPG가 자동 전투 필드 사냥 콘텐츠를 필두로 내세우고 있다.
천애명월도M 또한 겉보기엔 당연히 자동 전투 필드 사냥이 핵심인 모바일 MMORPG일 것 같지만, 의외로 자동 전투 필드 사냥의 비중이 적은 퀘스트 중심 게임이다. 레벨업 동선이 메인퀘스트를 따라가도록 설계 돼 있는데, 전투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으며, 전투가 있다면 대부분 스토리 연출상 필요한 순간 뿐이고, 그 마저도 호흡이 길지 않고 짧고 굵다. 전투가 스토리 전개를 위해 최소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냥'이라는 느낌보다는 스토리상 '연출'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연출을 위한 소규모 전투가 종종 일어날 뿐, 몬스터 n마리 잡기 등 반복 전투는 보이지 않았다
또 천애명월도M은 수동 조작의 이점을 확실히 한다. 일단 기술과 기술을 연계해 콤보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전투 시 원하는 대로 스킬을 조합할 수 있는 수동 조작이 훨씬 유리하다. 회피 및 방어 스킬도 존재해 정확한 타이밍에 사용할 수 있다면 더욱 수동 전투 효율을 높을 수 있다. 논타겟, 상태이상, 무력화 등 대미지 외적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도 있다. 특히 모든 직업이 즉시 상태이상을 해제하는, 흔히 말하는 '급장'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컨트롤만 좋다면 꽤나 스타일리쉬한 전투가 가능하며, 어느 정도 스펙 차이도 극복할 수 있다.
이러한 수동 조작 위주 전투 구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가이드도 제공한다. 가이드에서는 각 직업이 가지는 기술 특성과 콤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과 실습을 제공한다. AI를 설정해 직접 대련해보는 시뮬레이션 기능도 제공한다. 원하는 직업, 난이도를 설정할 수 있어서 PvP 연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
경공의 존재는 수동 조작에 재미를 더한다. 무협하면 역시 하늘을 날아오르는 경공 아니겠는가. 최대 3회 점프가 가능한 '구름 도약', 공중에서 앞으로 빠르게 돌진하는 '공중비상', 맵이 휙휙 바뀌게 될 정도로 빠르게 하늘을 나는 '능운기법'까지, 화려하고 빠르게 필드를 넘나드는 경공은 무협의 로망이자 좋은 이동 수단이다.
경공의 자유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구현되지 않은 맵 밖으로 이동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어디든지 경공을 펼쳐 날아갈 수 있다. 적의 범위 공격을 경공으로 화려하게 피했을 때는 짜릿함 마저 느껴진다. 기자의 경우 경공이 신기해서 한동안 자동 이동을 이용하지 않고 경공으로 직접 이동했을 정도다.
경공으로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오르는 모습
이제 자동 전투를 살펴보자. 천애명월도M의 자동 전투는 일반 자동 전투와 던전 자동 전투로 구별된다. 일반 자동 전투는 스토리 제1장을 진행하다 보면 사용 가능해 진다. 다만 마땅히 사용할 곳이 없는데, 성장 구간에서 자동 전투 필드 사냥을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자동 전투는 자동 사냥을 위한 기능이라기 보다는 스토리를 좀 더 편하게 감상하기 위한 편의 기능 정도로 사용하게 된다. 물론 향후 고레벨 콘텐츠가 추가 됐을 때 적극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후자인 던전 자동 전투는 무려 400레벨이 넘어가야 활성화 되는 기능이다. 그 전까지 던전은 무조건 수동 조작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다. 던전 클리어에 걸리는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고, 일일 입장 제한이 존재하는 만큼 이 또한 시간을 갈아 넣어야 하는 수준의 자동 사냥 콘텐츠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동 전투 성능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범위 안에 적이 없어도 범위 스킬을 사용하며, 콤보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스킬을 난사하며, 적의 공격은 제대로 피하지 않는 등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인다. 거리가 좀만 멀어져도 근처의 몬스터를 감지하지 못해 자동 전투가 끊기기도 했다.
천애명월도M은 자동 전투 필드 사냥 비중이 낮은 편이다
던전, 논검(PvP) 등에서는 자동 전투 사용이 불가능하다
감히 단언컨대, 천애명월도M의 자동 전투 AI는 멍청한 편에 속한다.
이러한 특징을 미뤄봤을 때, 천애명월도M의 자동 전투는 레벨업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자동 전투 필드 사냥을 위한 것이 아닌, 게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시점에서 일명 '숙제'라고 불리는 반복 콘텐츠에서 오는 지루함과 조작 피로도를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게임이 다른 모바일 MMORPG처럼 필드 사냥 자동 전투로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메인 퀘스트 스킵 기능과 성장 제한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메인 퀘스트 스킵과 성장 제한
사냥 외 다양한 플레이에 집중? 성장 제한 시스템
먼저 메인 스토리 스킵 기능은 메인 스토리 제1장을 클리어했을 때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기능이다. 말 그대로 메인 스토리를 통째로 스킵할 수 있게 되며, 퀘스트 클리어 시 얻을 수 있는 경험치와 아이템을 한번에 획득할 수 있다. 퀘스트 한개 한개를 따로 스킵하는 것이 아니라 챕터 단위로 스킵이 가능하며, 직접 진행한 것과 동일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등 보상 패널티도 없다. 스킵한 스토리는 회상을 통해 다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스킵한 스토리가 궁금하면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기도 하다.
아무리 스킵이 대세인 모바일 게임이라지만, 클릭 한 번으로 메인 스토리를 통째로 스킵하고, 그에 따른 경험치와 아이템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것은 너무도 극단적이다.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유저는 당연히 스킵할 것이며, 평소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유저라도 성장이 빠르면 빠를 수록 유리해지는 MMORPG 장르 특성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스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성장이 빠르고 패널티도 없는 메인 스킵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의외로 메인 스토리 스킵 기능이 더욱 빠른 성장을 가져다 주진 않는데, 그 이유는 성장 제한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천애명월도M의 메인 퀘스트는 날이 지날수록 순차 제공된다. 예를 들면 출시 시점 제1장만 공개, 다음날 제2장 공개, 그 다음날 제3장을 공개하는 식이다. 28일 기준 제5장까지 플레이 가능하며, 다음 챕터인 제6장은 무려 3일 뒤 업데이트된다. 진행할 수 있는 메인 퀘스트가 없다면 그 동안 무한 닥사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퀘스트 경험치를 제외한 일반 경험치는 하루에 얻을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다. 획득 가능 경험치는 매일 오전 5시에 보충된다.
24일 서비스 당일 생성한 캐릭터와 4일 후인 28일 새롭게 생성한 캐릭터로 성장 수준을 비교해본 결과, 새로 생성한 캐릭터로 공개된 메인 스토리를 모두 스킵하자 불과 30분 만에 두 캐릭터의 레벨이 똑같아 졌다. 24일에 생성한 캐릭터가 매일 보충되는 일일 획득 가능 경험치를 더 많이 챙겼으므로 큰 차이가 발생해야 되지만, 캐릭터 레벨이 서버 평균 레벨보다 낮을 경우 획득하는 경험치가 늘어나는 경험치 보정 시스템이 있어 결과적으로 레벨 1 미만의 소소한 경험치 차이만 보였다.
좌측 상단, 새 메인 오픈까지 3일 남음 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저장 경험치가 0이라 더 이상 경험치를 획득할 수 없다. 레벨이 서버 기준 레벨보다 낮을 경우 추가 버프가 생긴다
위가 서비스 첫날 만든 캐릭터, 아래가 4일 뒤에 만든 캐릭터다. 30분 만에 레벨을 따라잡혔다.
천애명월도M의 이러한 극단적인 성장 시스템에 대해 개발 PD는 "극단적인 전투력 차이를 지양하고 다양한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람에 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레벨 성장 구간을 즉시 스킵할 수 있도록 스킵 가능한 스토리 콘텐츠로 꾸며 유사 '점핑' 시스템을 구현한 대신, 최대 성장에는 제한을 둬서 유저 성장 평균을 맞춘 것이다. 누가 더 빠르고 강하게 캐릭터를 키우는지 겨루도록 유도하기 마련인 MMORPG에서는 이례적인 형태다.
그렇다면 성장 제한 동안엔 무엇을 해야하는가, 제한이 풀릴 때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파티 협력 콘텐츠 '던전', 1 대 1 PVP 콘텐츠 '논검', 맨몸으로 떨어져 아이템과 스킬을 수집해 싸우는 100인 배틀로얄 모드 '일대종사', 요리, 낚시, 하우징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 등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면 된다. 경험치 획득은 제한되지만 장비나 강화 재료 등 아이템은 계속해서 얻을 수 있다. 결국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한 사람이 더욱 강해질 기회를 얻는다는 MMORPG의 궁극적인 룰은 지키고 있는 셈이다.
천애명월도 스토리에 관심이 있다면 스토리를 스킵하지 않고 천천히 진행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어디까지나 '모바일 게임치고'이지만, 그래픽과 연출이 나쁘지 않아 꽤 볼만 하다. 성장 제한 시스템 때문에 스킵을 하던 안하던 체감 성장 속도는 결과적으로 똑같아서 스토리에 관심이 있다면 굳이 스킵하지 않고 스토리를 차분히 감상하면서 순수하게 게임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자부심이 깃든 게임, 천애명월도M
천애명월도M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개발진이 무협, 나아가 천애명월도라는 IP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후일담격 스토리를 전개하면서도, 다소 강제적인 방식으로 성장을 제한해서 플레이어가 성장에 목매지 않고 천천히 스토리를 감상하며 콘텐츠 전반을 고루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다. 모바일 MMORPG로는 상당히 이례적인 방식으로, 이는 천애명월도M을 통해 유저가 천애명월도라는 IP에 큰 관심을 가지고 끝내 게임 매료되고 말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것이 아니고서야 시도하기 힘든 형태다.
천애명월도M이 그러한 확신을 가지기에 합당한 게임이냐고 묻는다면 마냥 고개를 끄덕이긴 어렵다. 자부심을 가지는 것과 게임이 완벽한 것은 별개다. 기술 연계로 싸우는 콤보 전투 방식과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경공 연출에서 개발진의 무협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애정을 알 수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제한이 많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 정도 연출을 보여주다니...!"라고 감탄하게 되는 부분도 확실히 있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무협 MMORPG라고 보기엔 기타 요소가 너무 많이 들어갔다.
우선 게임에 파고 들려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성장 지표가 되는 메인 퀘스트 클리어, 스킬 레벨업, 장비 강화 말고도 서브 퀘스트, 호감도 퀘스트, 도전 퀘스트, 진영 퀘스트, 던전, 기연, 동료, 결투, 탐험, 도감, 업적, 명성, 세공, 각인, 골동품 등 신경써야할 요소가 굉장히 많은데, 기능이 어디에 있는지, 어느 걸 눌러야 뭐가 나오는지 한 눈에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그만큼 메뉴 가독성이 좋지 않다는 말이다. 전작을 안해봤다면 오죽하겠는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필수로 신경써줘야 하는 부분들이라 안할 수도 없다.
리듬 게임까지 있다
화면 한켠을 꽉 채우는 메뉴
각종 광고 및 한정 퀘스트 메뉴까지 합치면 더욱 혼란하다. 뭔지 모르는데 알림이 떠 있어서 열어보는 수준
종종 분위기를 깨는 요소가 등장하기도 한다. 무협 장르는 분위기로 살고 분위기로 죽는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각종 설정을 치밀하게 짤 필요가 있다. 시즌 패스, 던전, 캐시샵 등 단어는 달리 표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넘어간다고 쳐도, '럭키 박스'와 '인챈트'라는 단어가 과연 무협 장르에 어울리는 단어인가 의문을 가지게 된다. 게임을 하다 보면 이 밖에도 단어 선정 면에서 고민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표현이 여럿 눈에 띈다.
성장을 제한해 과도한 선두 경쟁을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과금이 착한 게임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 성장을 제한한 것은 캐릭터 레벨과 경험치 뿐이고, 동료 뽑기, 장비 강화를 통한 전투력 상승은 언제나 가능하다. 장비 강화는 강화, 세공, 각인 세 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며, 이 중 세공과 각인은 유료 재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들 강화 수치는 장비를 교체할 때 계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레벨에 강화한다고 딱히 손해를 보는 것도 없다.
경험치 부스터, 강화 재료 등 성장 보조 아이템을 상시 유료 재화로 판매 중이며, 거래소를 이용할 때 유료 재화가 필수다. 동료와 의상도 랜덤으로 뽑아야 한다. 높은 등급의 동료를 모집하고 강화할 수록 캐릭터의 공력도 증가하며, 파견 콘텐츠에서 유리한 부분도 있다. 의상의 경우 희귀한 의상을 보유할 수록 캐릭터의 매력도가 올라 매력 상점을 통해 더욱 예쁜 코스튬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애초에 PK가 가능한 게임에 착한 과금이란 있을 수 없다. 냉혹한 무림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눈치껏 유료 콘텐츠에 손을 댈 필요가 있다. 다만 과금을 하지 않으면 사냥이 안되서 레벨업이 불가능하거나 엄청나게 느려지는 등 성장 문제는 전혀 없으니 그 부분은 안심하길 바란다. 정말 메인 퀘스트만 진행해도 레벨이 쭉쭉 오른다.
럭키 박스, 인챈트... 참으로 무협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 수 없다
선두 경쟁을 막은 것은 레벨 뿐, 레벨과 관련 없는 과금도 적진 않다
천애명월도M은 천애명월도 세계관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전작을 플레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작 주인공이 여기서는 대사형/대사저로 등장하고, 전 무림이 그 인물을 위대한 인물이라고 칭송한다는 것에 몰입하면 기분 좋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무협 액션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그래픽과 연출도 훌륭하다. 천애명월도 IP에 관심이 많다면, 무협을 좋아한다면 한번 쯤 플레이해보길 추천하고 싶다.
반대로 천애명월도라는 IP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겐 추천하기 어렵다. 전작을 해보지 않았다면, 스토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게임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천애명월도만의 스토리를 즐길 줄 모르면 결과적으로 즐길 거리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구조이며, 강해지기 위해서는 여러 모로 챙겨야할 것은 많은 복잡한 시스템이 게임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게임 그래픽과 연출이 나쁘지 않은 만큼 이런 복잡한 게임성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