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차승진
사진 차승진

새들의 발자국처럼

- 차 승 진 -
 

밥숟가락 힘으로 걸어가는 길
비가 다녀간 뒤, 촉촉하게 젖은
길 모퉁이에 손을 놓고, 떠났다
비에 젖어 하얗게 빛나는

몸의 조각품
비가 오는 날에는 공(空)치는 날
일손을 벗어버린 유체 이탈

허공을 건너가는 새들의 발자국처럼
입은 듯 벗은 듯
꿈결처럼 가벼워지는,
잃어버린 노동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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