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축구계 포로 로마노가 이곳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존재했다.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포로 로마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시설들이 밀집된 장소였다. 당시 사람들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 포로 로마노처럼 STN 스포츠가 세리에A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287번째 이야기: 피오렌티나 토레이라, 살아난 투지의 화신
'투지의 화신' 루카스 토레이라(25)가 살아났다.
ACF 피오렌티나는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렌체에 위치한 아르테미오 프란키에서 열린 2021/22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22라운드 제노아 CFC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승리했다. 피오렌티나는 리그 4경기 만에 승리했고 제노아는 리그 19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토레이라는 1996년생의 우루과이 미드필더다. 168cm, 60kg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체격이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능력을 지닌 선수다. 특히 공을 가지고 하는 다부진 플레이와 온몸을 던지는 투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근 피오렌티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토레이라의 현 소속팀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아스널 FC다. 토레이라는 아스널에서 피오렌티나로 임대를 떠나온 상황이다.
사실 토레이라는 2018년에 아스널에 입성한 뒤 초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토레이라는 중원에서 전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스터드가 오가는 곳에 공을 따내기 위해 머리를 들이미는 것을 겁내지 않는 등의 투지 가득한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이 토레이라의 발목을 잡았다. 2021년 3월 결정적으로 모친상을 당하면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이후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경기에 빠졌으며, 무턱대고 자신을 남미 클럽에 팔아달라고 하는 등 그와 별개로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토레이라가 피오렌티나로 임대를 떠나며 커리어에서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 사실 그가 이전처럼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토레이라는 빼어난 활약으로 그 걱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올 시즌 피오렌티나는 빈첸초 이탈리아노 감독 하에서 4-3-3 포메이션을 쓴다. 토레이라는 이 포메이션에서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다. 단순히 수비 업무만 보는 것이 아닌 정확한 패스로 공격 작업에도 관여한다. 공을 향해 몸을 던지는 투지도 여전하다.
이번 제노아전은 토레이라의 장점이 그대로 묻어나온 경기였다. 토레이라는 중원에서 상대를 제어하는 동시에 후반 31분 조나탕 이코네의 크로스를 헤더로 밀어넣으며 쐐기골까지 넣었다. 그야말로 빼어난 활약이었다.
피오렌티나는 이날 승리로 리그 6위로 도약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투지의 화신'으로 다시 돌아온, 피오렌티나의 핵심 미드필더 토레이라가 있다. 토레이라가 완전히 살아나는 모습이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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