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화율 낮아 해마다 벼 수확한지 최소 20일~30일이 지나야 탈곡 마무리"

협동농장 작업반에서 추수한 벼를 탈곡하는 모습(사진=러시아대사관)
협동농장 작업반에서 추수한 벼를 탈곡하는 모습(사진=러시아대사관)

북한 농촌지역에서 해마다 벼를 수확한지 한달이 되도록 낟알털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달 22일 "북한 각지 농촌에서 가을걷이가 한창"이라며 "평안북도와 평안남도에서도 가을걷이와 낟알털기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그러나 한 달이 지난 17일 ''완강한 의지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며 총돌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각지의 추수 현황을 알리면서 "가을걷이와 낟알털기에 총력을 다하라"고 독려했다.

신문은 "10월 들어 비가 자주 내리는 등 불리한 날씨조건으로 가을걷이와 낟알털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북한에서는 그러나 해마다 벼를 수확한지 최소 20~30일이 지나야 탈곡을 마무리 하고 있다.

추수한 벼를 탈곡하는 모습 (사진=러시아대사관)
추수한 벼를 탈곡하는 모습 (사진=러시아대사관)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추수가 늦은 가장 큰 이유는 날씨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기계화율이 낮기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은 "남한 농촌의 경우 대부분 이동식탈곡기(콤바인)를 이용해 논에서 벼를 추수를 하면서 탈곡을 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이동식탈곡기(콤바인)는 전체 수확기계의 5% 정도에 불과하고 기계식수확기도 20~30%선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 소장은 또 "추수한 벼를 논에서 말리거나 농장 탈곡장 부근으로 옮겨서 말리지만, 트렉터 등 이동장비 부족으로 소달구지나 인력 등을 이용해 탈곡이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추수한 벼를 트렉터를 이용해 탈곡장으로 운반하는 모습(사진=러시아대사관)
추수한 벼를 트렉터를 이용해 탈곡장으로 운반하는 모습(사진=러시아대사관)

북한은 지난 60년대부터 생산한 천리마호 트렉터(25마력) 30만대 이상이 농촌에 공급됐지만, 실제 가동율 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에 생산한 신형 천리마호 트렉터(80마력)는 농장에서 구매하도록 돼 있어 공급율은 아직 낮은 실정이다.

조 소장은 또 "추수가 늦은 또다른 이유는 탈곡장에 전력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농장 작업반별로 1개식 운영하는 탈곡장에 전력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농장 작업반에서는 국내 50~60년대에 이용하던 족탑식 탈곡기(발로 밟는 탈곡기)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알렸다.

협동농장에서 탈곡한 벼를 쌓아둔 모습(사진=러시아대사관)
협동농장에서 탈곡한 벼를 쌓아둔 모습(사진=러시아대사관)

북한 농촌지역에서 낟알털기가 늘어지면서 손실율도 예상수확량의 20%이상으로 나타나 식량부족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벼 수확 손실율은 7~8% 선이다.

한편, 남북은 지난 2005년 평안남도 강서군 금성트랙터공장 내에 콤바인과 이앙기 등 농기계 조립라인을 설치하고 동양농기계의 기술지원으로 콤바인 50대를 생산하기도 했으나 남북관계 악화로 지금까지 중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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