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기차마을
섬진강 기차마을

전라남도 곡성은 몇 년 전 뜻하지 않은 유명세를 치렀다. 영화 <곡성> 때문인데, 이전에는 곡성이라는 지역에 대해 잘 모르던,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 이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배경으로 등장한 영화가 무척 음산하고 무서워서 지역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당시 곡성군에서 적극적으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관광 명소들을 열심히 홍보했던 덕분에 지금은 많은 여행자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곡성은 충분히 그만한 가치와 매력을 지닌 곳이다. 

섬진강 기차마을과 장미공원

섬진강 기차마을
섬진강 기차마을

달리는 증기기관차, 레일바이크, 요술랜드 등 시공간을 초월한 경험을 제공하는 섬진강 기차마을. 1960년대의 플랫폼을 모델로 설계된 가상의 역사에서 기차가 들어오면 사람들은 이를 열심히 사진으로, 눈으로 담기 바쁘다. 실제로 옛 곡성역이 있던 철도 부지에 들어선 섬진강 기차마을은 역시 실제로 운영에 사용되었던 디젤기관차, 증기기관차, 객차들이 마치 주차장처럼 세워져 있어 지금 이 순간에도 운행을 할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기차마을의 다양한 모습
기차마을의 다양한 모습

이 섬진강 기차마을 안에 위치한 장미공원은 기차마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장미공원을 목표로 만들어진 이 장미공원은 무려 40,000 제곱미터의 부지에 1004종의 장미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라고 한다. 5월부터 11월까지 장미를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수, 연못 등 다른 볼거리들도 있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장미공원 풍경
장미공원 풍경

평일 기준 오전 9시부터 밤 8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기차마을 입장료를 지불했다면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 기차마을의 입장료는 5000원이다. 그런데 이렇게 입장권을 사면 곡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심청상품권 2000원 권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3천원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볼거리에 더해 인심까지 좋은 곡성이다. 

저녁의 장미공원
저녁의 장미공원

출렁다리

대황강 출렁다리와 트래킹 길
대황강 출렁다리와 트래킹 길

대황강을 가로지르는 대황강 출렁다리는 우리나라 하천에 설치된 출렁다리 중 가장 긴 교량이다. 진입로 50m, 본 구간 135m이니 총 185m의 길이를 자랑하는데, 흔들림의 정도 역시 3~40cm에 이르지만 500여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튼튼함도 갖추고 있는 다리이다. 2016년에 개통되어 지금까지 많은 화제를 낳고 있지만, 사실 이 다리만 보러 대황강에 가는 것은 조금 서운한 일이다. 

출렁다리
출렁다리

왜냐하면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트래킹하기 안성맞춤인 대황강 길이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죽곡게이트볼장’ 앞 주차라인에 주차를 하고 출렁다리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곳을 즐기는 완벽한 방법일 것이다. 출렁다리지만 다리 가운데에는 포토존도 있고, 쉼터도 있어 더욱 쉼을 권장하고 있다. 때로는 속도를 낮추고 쉬엄쉬엄, 흔들리며 걸어가다 보면 일상을 살아낼 새 힘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출렁다리의 야경
출렁다리의 야경

철쭉길

철쭉길
철쭉길

곡성의 섬진강 철쭉길은 사실 지금 볼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내년 4월을 노려야 한다. 그러나 지금 누릴 수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 찰나의 엄청난 아름다움 때문에 곡성을 소개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길이기도 하다. 

철쭉길에서 바라본 풍경
철쭉길에서 바라본 풍경

섬진강을 따라 이어져 있는 17번 국도 곡성 구간의 5km가 바로 철쭉길이다. 붉은 철쭉이 장관을 이루는 4월 말이 되면 곡성군에서는 이곳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걷기 대회를 매년 개최한다. 1년 중 단 2주 정도만 누릴 수 있는 이 아름다움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놓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 조용히 걷다 보면, 또는 사랑하는 이와 두런두런 걸으며 걷다 보면 일상의 근심과 시름을 잠시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 봄이 다가오면 곡성군청 홈페이지를 호시탐탐 살펴보며 이 걷기 대회에 참여할 수 있을 지를 가늠해보는 건 어떨까. 그러나 내년 4월까지 곡성 방문 자체를 미루기엔 기차와 장미, 대황강이 지나치게 아름답다. 

 철쭉길
 철쭉길

[사진=곡성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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