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무대 위 첼리스트 양성원, ‘K-클래식’ 브랜드 알려
스페인 무대 위 첼리스트 양성원, ‘K-클래식’ 브랜드 알려
  • 이가온 기자
  • 승인 2020.02.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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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와 듀오, 마드리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 내 콘서트홀 공연
베토벤 탄생 250주년 콘서트...한국 클래식의 위상 높여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첼리스트 양성원과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E. Pace)가 지난 25일(현지시각) 오전 11시 마드리드 최고 예술교육기관인 마드리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 내 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를 가졌다.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베토벤 첼로 소나타 5곡 전곡으로 구성된 공연에는 스페인 현지 관객 2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공연 당일 오전 11시라는 비교적 이른 시각에도 불구하고 긴 관객 대기 줄과 포르투갈 출신 유명 첼리스트이자 스페인에서 음악 교육자로 활동 중인 마리아 데 마세도를 비롯, 마드리드 시정부 주관 여름 페스티벌 ‘베라노스 데 라 비야’ 예술 감독 앙헬 무르시아, 콘스탄티누스 왕조기사단 출신 귀족 가문의 셀럽 플로렌시오 산츠 등 여론 주도층과 현지 클래식 음악 전공생 등이 대거 참석해 현지 내 한국인 클래식 음악가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여줬다.

▲공연 중인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사진=문화체육관광부)

스페인의 저명한 음악 이론가이자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 사무총장인 가르시아 델 부스토(G. Busto)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5곡 전곡을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는 매우 귀한 시간이 마련되었다. 베토벤의 풍부한 감성과 복잡한 음악적 테크닉에 더불어, 한 시대의 삶과 정신을 훌륭히 표현해 낸 두 아티스트에게 박수를 보낸다”라고 전하며 한국에 대해 “첼리스트 양성원을 비롯해 세계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수많은 연주자들을 배출한 명실상부한 신흥 클래식 강국”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올해로 3년째 한국문화원과 협력해 한국의 우수한 아티스트들을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을 관람한 현지 피아니스트 다니엘 델가도(D. Delgado)는 “연주회를 통해 150분 동안 베토벤의 에너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 포스터

스페인 현지 언론도 관련 소식을 전했다. 스페인 국영방송 RTVE의 라디오 프로그램 ‘라스 마냐나스(Las mañanas)’는 보도를 통해 한-스페인 외교 70주년을 맞이해 제3회 코리안 클래식 음악제가 개최된다고 전했으며, 클래식 음악 전문지 ‘도세 노타스(Doce Notas)’도 보도를 통해 첼리스트 양성원의 이력을 상세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연주자들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ㆍ퀸 엘리자베스 콩쿠르ㆍ부조니 콩쿠르 등 세계적인 콩쿠르 및 무대에서 두각과  ‘K-클래식’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라고 소개했다.

한편 한국 첼리스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양성원은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견고한 테크닉과 안정된 음악성을 바탕으로 한 꾸준하고 성실한 연주로 국내외의 무대에서 많은 갈채를 받고 있다.  7세 때 첼로를 시작한 양성원은 프랑스 파리 음악원에서 필립 뮬러를 인디애나 대학(블루밍턴)에서 야노스 슈타커를 사사했다. 현재 연세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끊임없는 도전 의식과 왕성한 연주 활동으로 세계를 향하여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엔리코 파체는 1989년 ‘프란츠 리스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았으며 유럽 각지와 남미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에 참가 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로베르토 벤지와 함께 연주했고 솔리스트로서 로열 콘체르토바우ㆍBBC필하모닉 등 협연 무대뿐 아니라 피터 짐머만과의 리사이틀 및 음반작업을 함께 해오고 있다.

▲무대 인사를 전하는 두 아티스트(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이종률 문화원장은 “스페인 내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알리고, 우수한 한국인 클래식 연주자들의 유럽 무대 진출을 돕기 위해 기획된 ‘코리안 클래식 음악제’가 현지 클래식 음악계와 평단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라며 “올해는 한-스페인 외교 70주년을 맞아 피아니스트 백건우ㆍ손열음ㆍ조성진 등의 한국 클래식계의 거장들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도 우수한 한국 연주자들을 스페인에 적극 소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