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평범한 풍경을 특별하게...인간미 넘치는 자동차 여행
[전시회를 가다]평범한 풍경을 특별하게...인간미 넘치는 자동차 여행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2.12.0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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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진선에서 열려
평범한 것이 특별함이 되는 순간
인간미 넘치는 자동차가 떠나는 숲 여행
전영근 작가의 '숲으로'.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전영근 작가의 '숲으로(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자연에서 찾는 일상의 특별함.

귀여운 자동차가 굽이굽이 오솔길을 꺾어 지나 달려가고 있다.

자동차를 자세히 살펴보니 튜브도 있고, 가방도 있고, 바람에 흩날리는 낚싯대도 있는데 고정되지 않아서 위태로워 보인다.

위태로운 짐들과 달리 주변의 푸른 숲은 참으로 평온하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장소처럼 보이는 이곳이 한 사람에게는 감성과 경험이 담겨 특별해지기도 한다.

지난 29일 '내외방송'은 서울 종로구 갤러리 진선에서 한창 열리고 있는 전시회인 '숲'을 방문해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봤다.

전영근 작가의 '여기 어때?(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전영근 작가의 '여기 어때?(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그나저나 이 자동차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윤소희 큐레이터는 "작가는 강의하러 서울과 원주를 차로 왔다갔다 하는 이동 시간을 아끼기 위해 차 안에서 머릿속으로 그림 작업을 했다"고 알려줬다.

이렇게 해서 자동차가 등장했고, 그 위에 예전에 그렸던 정물(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물체)들이 실렸다.

전영근 작가의 작품은 굵직굵직한 붓 터치가 포인트다.

윤 큐레이터는 "마띠에르(물감이나 재료 등이 돋보이게 함)를 줘서 질감이 두껍게 표현됐다"고 설명해줬다.

전 작가는 차 안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들을 본 것인지 나뭇잎 하나하나가 물감으로 강조되면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전영근 작가의 '고요한 숲(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전영근 작가의 '고요한 숲(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전 작가는 서양화 기법에 동양화 사상을 접목시켰다.

자동차의 뒷모습이 보이지만, 풍경 자체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으로 시점을 다르게 나타냈다.

윤 큐레이터는 "작가는 여행을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여행객들을 보면서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림을 그렸다"고 말해줬다.

울창한 나무 틈으로 텐트가 하나 보인다.

호수의 흔들림조차 느껴지지 않는 이 고요한 숲에는 오직 자동차와 텐트만 존재할 뿐이다.

전영근 작가의 '벚꽃(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전영근 작가의 '벚꽃(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인간미가 느껴지는 자동차'를 그리고 싶었다는 전 작가.

자동차 위에 올라가는 짐들은 우리 인간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상징적인 요소들을 전 작가만의 감성으로 표현됐다.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전 작가는 "현대인들이 자동차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 어렸을 때 봤던 기억과 생활했던 공간과 풍경들을 화면에 재해석해 인간미 넘치는 자동차를 그렸다"고 말한다.

벚꽃이 만개한 어느 봄날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으며 아름다운 숲을 달리는 자동차는 어느새 미소를 짓고 있다.

결국 이 자동차는 이곳저곳 다니면서 추억과 감성이 쌓인 전 작가의 모습을 나타낸 것은 아닐까.

전영근 작가의 '너무 멀리 온건 아닐까?(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전영근 작가의 '너무 멀리 온건 아닐까?(2022년)'.2022.11.29.(사진=정지원 기자)

전 작가는 "화가는 아주 평범한 것도 특별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임무가 있다"고 말한다.

아주 평범한 풍경이지만, 전 작가만의 메시지를 담아 보는 사람에게 특별함을 선물하고 싶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는 11일까지 이곳에서 평범한 일상이 특별함이 되는 순간을 느껴보기 바란다.

한편, 전영근 작가는 강릉원주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며 2003년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 17여회 개인전을 열고, 국내외에서 100회에 달하는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대한민국 미술대전(2002년)에서 특선을, 중앙미술대전(2001년)에서 특선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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