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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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올해로 68회를 맞는 현충일(Memorial Day·㬎忠日)이다. 매년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슬프고 숙연한 계절이다.

특히 동족상쟁의 잔혹한 6.25 한국전쟁을 겪은 후 순국선열을 위한 날을 정해야 했다. 그런데 6월이 전쟁이 터진 달이자 전통적으로 제사를 지내는 망종이 마침 6월이었다.

망종(芒種)은 벼, 보리 같이 수염이 있는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선열들이 조국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씨를 파종한 셈이다.

현충일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오늘의 조국을 있게 한 호국 영령들과 그리고 오직 국토를 수호하기 위해 장렬하게 숨진 애국지사들에게 한 순간이라도 보답하고자 특정추모일을 정해 그 넋을 기리자는 의미에서다. 호국 영령들을 위한 제사와 추모 의미가 동시에 존재한다.

당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이에 나라가 있었기에 오늘의 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기억하게 만들고 국가의 존재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느끼게 만드는 날이다.

전장에서 또는 항쟁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넋을 달래어 고이 잠들게 하는 계절이다.

이와 함께 우리 귓전에 아주 익숙한 트럼펫 연주가 맴돌게 만든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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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곡 연주 대명사가 되었다. 오늘날까지 널리 불리는 ‘Taps’는 군대에 갔다 온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훈련을 마치고 꿀잠에 들기 전에 듣던 자장가이자 조국을 우리가 지키자는 맹세가로, 순국선열들에 대한 영면가로 여겨졌다.

전쟁 영화로 익숙한 이 트럼펫 소리, 병사 장례식에서 추모를 위해 어김없이연주하는 진혼곡으로 이 곡은 ‘소등(消燈)나팔’이란 뜻도 있으며, 동시에 영결(永訣)나팔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 전사자의 영혼을 달래어 명복을 비는 진혼곡(Requiem)이 됐다.

단 24개 음표로 구성된 곡으로 단 한명의 군악병이 연주하는 전통을 잇고 있는 ‘Taps’에 얽힌 사연을 알게 되면 더욱 우리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준다.

"사랑하는 이여, 평안히 잠드소서./오늘밤 꿈에서나 그대를 만나 보리다./영원으로 가버린 그대여, 평안히 잠드소서.” 6월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호국보훈의 달이다.​오월에 고결한 생명으로 피어난 장미가 망종(芒種·현충일)의 유월을 맞아 젊은 선혈로 활짝 피어난 것이다.

 

망종(芒種)의 숨은 뜻은 선각자 이자 애국지사들이 숭고한 희생을 통해 민족의 앞날에 밝은 씨앗을 뿌렸다는 의미이다.

"현충일" 한자에서 현(顯) 자는 "나타낼 현"자이다. 이 글자는 "드러날 현(㬎)"자와 "머리 혈(頁)"자로 되어 있습니다. ‘마음 속 깊이 드러나게’ 라는 의미이다. 충(忠)"자의 의미는 충성, 진심, 참마음을 뜻한다. 그야말로 마음(혈)속 깊이 진심과 참마음으로 순국선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라는 의미이다.

더욱이 올해는 국가보훈부 출범 원년을 맞아 더욱 의미가 있는 68회 현충일이다. 우리는 “당신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합니다.” 라고 다시 마음 속 깊이 되새기겠습니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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