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봉긋해지는 덧나무 겨울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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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봉긋해지는 덧나무 겨울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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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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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봉긋해지는 덧나무 겨울눈

       
       

 

아직 녹지 않은 눈 위로 철퍼덕 내려앉은 관중들이 괜스레 추워 보이는 아침이었습니다.

밤사이 바닥에 쌓인 눈이 녹지 않고 얼어붙어 산책로가 아주 미끄럽더군요.

 

 

차가운 기운이 맴도는 숲에서 문득 초록색 선태식물로 뒤덮인 나무가 눈에 뜨입니다.

불규칙하게 갈라지는 코르크질 수피가 인상적인 ‘덧나무’입니다.

덧나무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해안가에 자라는 낙엽활엽관목입니다.

꽃은 4-5월에 황백색으로 핍니다.

자그마한 꽃들이 원뿔모양꽃차례에 한가득 피어나면 아주 풍성해보이지요.

열매는 6-7월에 빨갛게 익습니다.

 

 

주변에선 곤줄박이, 박새, 노랑턱멧새 등이 함께 모여 다니며 요란을 떱니다.

바닥에 내려앉았던 새들 중 곤줄박이 한 마리가 덧나무 가지로 날아와 잠깐 주변을 살피더군요.

 

 

그러고 보니 덧나무 가지마다 겨울눈들이 봉긋봉긋 솟아오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혹시 곤줄박이가 겨울눈을 쪼아보려고 덧나무 줄기에 앉았던 것일까요?

하지만 잠깐 주변을 살피던 곤줄박이는 쏜살같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다시 고개를 돌려 가지를 바라보면 서로 마주 보고 자라는 겨울눈들이 앙증맞습니다.

겨울눈 바로 아랫부분엔 잎 떨어진 자국들이 선명하더군요.

 

 

재미있게도 마주 보고 자라는 겨울눈의 크기가 비슷하지 않고 하나가 크면 반대편의 것이 작은 편입니다.

또한 가지에 돋아나는 겨울눈들의 방향을 멀리서 바라보면 서로 위아래가 똑 같은 방향이 아니라 조금씩 비틀어지며 잎이 넓게 펼쳐졌을 때 서로 겹치지 않도록 배열되어 있습니다.

재미있네요.

 

 

근처에는 동박새가 알을 품었던 작은 둥지를 매달아 놓은 작살나무도 있습니다.

둥지가 비바람에 찢어지고 구멍이 뚫렸어도 단단하고 촘촘하게 엮어놓은 틀은 고스란히 남았더군요.

아, 새 둥지 근처 잔가지에도 겨울눈들이 쫑긋쫑긋 돋아나 있었네요.

 

 

어떤 가지에는 아직 보라색 열매들이 하나둘 매달려 있고 열매를 매달고 있는 자루 밑 부분에는 잎 떨어진 자국이 선명합니다.

그리고 가지의 가장 꼭대기에는 아주 작은 잎처럼 생긴 겨울눈이 앙증맞게 돋아있습니다.

 

 

보랏빛을 잃지 않은 열매가 여전히 곱습니다.

주변에 몰려다니는 작은 새들이 저 열매를 그냥 스쳐 지나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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