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3관왕'에 묻혀버린 '국힘 입당' 소식, 윤석열에게도 '손학규 징크스'?

[ 고승은 기자 ] =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긴 했으나 불과 몇 시간 전에 통보된 매우 기습적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유력 대선후보가 입당식을 하는데도, 당내 투톱마저 참석하지 못하는 이례적 일도 일어났다. 이준석 대표는 같은 시각 전남 여수·순천을 찾아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었으며, 김기현 원내대표는 여름휴가 중에 있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긴 했으나 불과 몇 시간 전에 통보된 매우 기습적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긴 했으나 불과 몇 시간 전에 통보된 매우 기습적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30일 밤 공개된 딴지방송국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해당 방송분은 이틀 전인 지난 28일 저녁 촬영된 것이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윤석열 (국민의힘)입당도 올림픽 끝난 다음인가?"라고 묻자 우상호 의원은 "당연하다. 올림픽 중간에, 올림픽 때 입당하는 바보가 어딨나"라고 답했다.

현재는 도쿄 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코로나 때문에 올림픽도 1년 연기된 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는데다 관심도 예전에 비하면 못한 편이지만, 그래도 지구촌의 수많은 시민들이 올림픽 경기를 시청 중에 있다. 

우상호 의원은 "우리당(더불어민주당) 핵심 지지층을 빼면 국민의 관심이 올림픽으로 가 있다"며 "올림픽 때는 백약이 무효다. 올림픽이 나오면 모든 정치일정은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어느 정치인이든 자기가 하는 일정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한다"며 "올림픽이 끝나야 대한민국의 정치시계가 다시 시작된다. 그 때까지는 휴지기라 이럴 때 정책 발표하고 이슈제기하고 이런 후보들은 다 바보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소식 바로 뒤에, 도쿄올림픽 양궁 부문에 출전한 안산 선수가 새로운 기록을 줄줄이 썼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안산 선수는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혼성전과 여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전까지 석권하며 3관왕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소식 바로 뒤에, 도쿄올림픽 양궁 부문에 출전한 안산 선수가 새로운 기록을 줄줄이 썼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안산 선수는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혼성전과 여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전까지 석권하며 3관왕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소식 바로 뒤에, 도쿄올림픽 양궁 부문에 출전한 안산 선수가 새로운 기록을 줄줄이 썼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안산 선수는 이날 오후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두 번의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획득,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혼성전과 여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전까지 석권하며 3관왕에 올랐다. 

안산 선수는 한국의 첫 단일 하계 올림픽 3관왕이자,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이라는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이미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안산 선수가 담대한 대기록을 세우자, 현재 더욱 그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윤석열 전 총장은 뒤로 밀려난 상태다. 

윤석열 전 총장으로서는 국민의힘에 언제 입당할 지 시기를 재다가 결단을 내린 것이었는데, 결국 최악의 시기를 선택한 셈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본격 정치개시를 선언한 시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그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 정치개시 선언을 했으나, 그로부터 불과 사흘 뒤인 지난 2일 그의 장모인 최은순 씨가 23억원 규모의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가 인정되며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소위 '손학규 징크스'가 윤석열 전 총장에도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법하다. 과거 유력 정치인이었던 손학규 전 의원은 무언가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초대형 사건이 뒤이어 터지면서 행보가 묻히곤 했다. 

과거 유력 정치인이었던 손학규 전 의원은 무언가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초대형 사건이 뒤이어 터지면서 행보가 묻히곤 했다. 그는 정계은퇴 선언 후 칩거했던 전남 강진 만덕산에서 2년여가 지난 2016년 10월 하산하며 정계 복귀 및 개헌을 제안했는데, 그로부터 며칠 뒤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터지며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유력 정치인이었던 손학규 전 의원은 무언가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초대형 사건이 뒤이어 터지면서 행보가 묻히곤 했다. 그는 정계은퇴 선언 후 칩거했던 전남 강진 만덕산에서 2년여가 지난 2016년 10월 하산하며 정계 복귀 및 개헌을 제안했는데, 그로부터 며칠 뒤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터지며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전 의원(당시 한나라당 소속)은 지난 2006년 10월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서울로 복귀해 기자회견을 한 날엔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강행하며,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는 민주당 대표로 있던 지난 2010년 11월 이명박 정권의 민간인 사찰 특검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섰는데, 곧이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다.

손학규 전 의원은 정계은퇴 선언 후 칩거했던 전남 강진 만덕산에서 2년여가 지난 2016년 10월 하산하며 정계 복귀 및 개헌을 제안했는데, 그로부터 며칠 뒤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터지며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또 이듬해 2월 그가 옛 국민의당에 입당한 그날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건으로 구속됐다. 그 외에도 많은 사례들이 있어, 지금도 '손학규가 움직이면, 한국 사회에 반드시 큰 일이 터질 것'이라는 농담이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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