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구사서

‘주구사서(酒狗社鼠)’라는사자성어가있습니다. 한비자(韓非子 : BC280?~BC233)’의 ‘술집의 개(狗)와 사당의 쥐(鼠)’라는 말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한비자는 춘추전국시대 말경에 한(韓) 나라에서 태어난 법가(法家) 사상의 대가입니다. 젊어서 진(秦)의 이사(李斯)와 함께 순자(荀子)의 밑에서 동문수학했습니다.

한비자는 법가뿐만 아니라 도가, 유가, 묵가 등 여러 학문을 두루 섭렵하고 법에 의한 부국강병의 논리를 정립했습니다. 진시황이 매우 존경했던 인물로도 유명하지요.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한비자가 쓴 저서인 ‘고분(孤憤)’과 ‘오두(五蠹)’를 본 진시황이 크게 감명을 받아 “이 사람과 교유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고대의 송(宋)나라에 장씨(裝氏)라 불리는 사람이 운영하는 술(酒)집이 있었습니다. 장씨 집안에서는 대대로 내려오는 술을 만드는 비법이 있어 그가 파는 술의 맛은 먼 지역까지 소문이 날정도 이었습니다. 소문은 술의 맛뿐이 아니었습니다. 넉넉한 마음씨에 늘 후하게 술동이를 채워 주었고, 손님맞이에도 정성을 다했습니다.

성공하는 비결을 모두 갖춘 술집이라 할수 있습니다. 제품이 우수하고 서비스가 뛰어나며 홍보의 방법 또한 완벽 해 보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어느 때부터인가 손님이 찾아오지 않아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술이 쉬어 버리곤 했습니다. 큰 손실을 본 후 낙심한 그는 마을의 어른인 양천(楊舛)이라는 사람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어르신은 장씨에게 되묻습니다. “혹시 자네 집에 기르는 개(犬)가 사납지 않은가?” 장씨는 느닷없는 개 이야기에 의아해하며 물었 습니다. “개가 사나운 것과 술이 팔리지 않은 것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이보게 장씨, 사람들이 어린이나 심부름꾼에게 술을 사오라고 했는데 개가 뛰어 나와 물거나 사납게 위협하면 누가 자네 집에서 술을 사겠는가?”

“어른들이 아이나 심부름꾼 에게, ‘왜? 장씨네 술을 사오지 않으냐?’고 물으면, 장씨네 집개가 너무 사납고, 술(酒)또한 쉬었습니다.‘ 라고 답하지 않겠는가?” 한비자는 송나라 장씨의 술집 이야기를 통해 통치자의 국정 운영이나, 지도자의, 조직운영에 있어 지도자가 직접 관리 하고 곁에 두는 측근들에 대해 교훈(敎訓) 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道)를 깨달은 선비나 현명한 충신(忠臣)들이 법과 원칙을 근거로 군주 에게 올바른 통치의 지혜를 알려 주어도, 군주(君主)의 측근 대신 들이 사나운 개가 되어. 주인의 은덕을 모른 채 충신들을. 물어뜯는다면, 이것이 군주의 눈이 가려 지고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말 입니다.

이런 군주에게 지혜를 가진 현자들이 가까이 갈 리가 없는 법이지요. 제(齊)나라의 ‘환공(桓公)이 하루는 승상(丞相) 관중(管仲)을 불러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에 대해 대화를 나눕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가장 골치 아픈 일이 무엇이요?” 관중이 대답합니다, “사당(祠堂)의 쥐가 큰 골칫거리이며 고민입니다.”

“대개 사당은 나무를 골조로 하여짓고 진흙을 발라서 만듭니다. 나무와 진흙 사이에 쥐들이 거처를 마련합니다, 이 쥐들을 제거하기 위해 연기를 피우면 나무가 불에 탈수 있고, 물을 뿌리면 흙이 떨어져 내리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입니다.” “사당의 쥐를 몰아내기 위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이야기구려!”

공감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환공’은 두 눈을 지긋하게 감고 깊은 생각에 빠집니다, 관중은 좀 더 분명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지금 군주의 측근들이 밖에 나가면 자신의 권세를 이용하여 백성들로 부터 이득을 취하고, 안으로 들어오면 파당을 만들어 자신들의 이득과 허물을 덮기 위해 군주를 속입니다, 이들을 처벌 하자니 군주가 위태하고, 그대로 두자니 법이 문란해집니다.”

마치 사당의 쥐와 같은 부패한 간신(奸臣)들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자신의 위치와 분수도 모른 채 날뛰는 측근들이 사나운 개들이며, 남의 약점을 들어 안팎으로 드나들며 사욕을 챙기고 법을 문란 하게 하는 간신들이 ‘사당의 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명한 지도자는 무엇을 하기에 앞서 개와 쥐를 제거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술을 마시며 편안 하게 사당에서 제사를 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야당이 특별히 잘해서도 아닙니다. 부동산문제, 검언 유착, 청와대 인사 문제 등등, 문제가 심각한 모양입니다. 이들 사나운 개와 사당의 쥐들을 일시에 몰아내는 대통령의 국정쇄신 정책을 과감하게 실행하면 코로나19와 긴 장마로 시름하는 국민들에게 새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8월 1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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