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0.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0.22

신동근 “그런 상황 온다면 ‘윤나땡’”
추미애 “정치할 생각 없다고 했어야”

尹 때리기 집중하나, 사퇴 언급 자제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야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망론이 부상하는 가운데 여당이 윤 총장을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는 법무부에 힘을 싣고 윤 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23일 대검찰청 국감에서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계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범야권은 문재인 정부를 대항하는 대표적인 인물이자, 보수진영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는 윤 총장에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다.

특히 2022년 대선의 인물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대검찰청 윤 총장을 상대로 한 법사위 국감은 대권 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의 정계 진출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지만, 그런 상황이 온다면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이라 말하겠다”고 밝혔다. 신 최고위원은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친 후 사회봉사를 하든 정치를 하든 자유”라며 “상명하복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군사정권 하가 아닌 이상, 정치의 공간에 잘 적응하고 리더십을 세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막말에 실력도 의심되는 검찰총장을 대망론으로 키워내야 하는 제1야당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인물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격조를 포기한 것인가. 윤 총장이 야당의 페르소나인가”라고 반문했다.

여기에 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라고 깎아내렸다. 윤 의원은 “정치는 유한하고 검찰은 영원하다는 태도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면서 “권력에 취해 있거나 측근과 가족을 지키는 데만 몰두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0.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0.26

윤 총장과 대척점에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가세했다.

추 장관은 이날 법사위 종합국감에서 “(윤 총장은) 내일 당장 정치를 하더라도 (국감에서는) ‘전혀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해서 검찰 조직의 안정을 지켰어야 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도 “자리 보존을 위해서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려고 하는 태도가 상당히 음험하다고 봤다. 하나 더 하면 교활하다고까지 봤다”고 직격했다.

정치권에선 윤 총장의 대망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물난을 겪고 있는 범야권 등이 윤 총장의 대망론에 한동안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여당은 윤 총장을 때릴수록 그의 몸값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특히 윤 총장의 사퇴를 거론하는 데 대해선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한동안은 윤 총장 때리기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윤 총장 대망론이 계속 부상할지에 대해선 촉각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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