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검찰, 조주빈에 무기징역 구형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 혐의

“전무후무 범죄집단 만들어”

조주빈·아버지, 선처 호소

피해자 측, 법정에 탄원서 내

“형벌, 끝이 없었으면 해”

‘마녀사냥’ 발언 네티즌 분노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 성 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박사’ 조주빈(24)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한 가운데 조주빈은 “악마의 삶을 끝내겠다”며 울먹였다. 그의 아버지는 “‘마녀사냥’은 안된다며 선처를 호소해 논란을 일으켰다. 피해자는 조주빈의 반성문에 헛웃음이 난다고 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주빈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 4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조주빈은 다수의 구성원으로 조직된 성착취 유포 범죄집단의 ‘박사방’을 직접 만들었다”며 “전무후무한 범죄집단을 만들었고, 우리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측 “반성만으로 상황 무마 안 돼”

피해자 측 변호인은 조주빈의 엄벌은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한 피해자는 “조씨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갚아 나가고 싶다고 반성문에 쓴 것을 보고 헛웃음이 났다”며 “반성만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무마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또 “일상의 피해와 마음의 상처가 끝이 없는 것처럼 조주빈의 형벌도 끝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피해자의 호소도 있었다.

다른 피해자는 “조씨나 공범들이 2천년 형을 받아 이것을 본보기로 다시는 사회에 악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누구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주빈 “인생 바쳐 피해자들에게 갚겠다”

이에 조주빈은 최후진술에서 “검찰의 구형을 들어서가 아니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제 죄의 심각성에 대해 상기하게 됐다”며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사과나 반성도 그들에게는 큰 아픔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 저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성(性)같은 것들을 저의 수단으로 삼아 범행을 저질렀던 것을 인정한다”며 “저는 아주 큰 죄를 저질렀고, 제가 변명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고 울먹였다.

조주빈은 “세상이 저를 지켜볼 것이다. 회피하지 않고 제 인생 바쳐서 피해자분들께 갚겠다”며 “제가 벌인 과오를 제 손으로 갚아가는 삶을 살겠다. 언젠가는 용서받고 진심의 반성을 전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꿈꾸며 나아가겠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개인 조주빈의 삶, 악인 조주빈의 삶이 끝나 누구도 더는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며 “악인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이 태어나 반성의 길을 걷고자 한다. 개인 욕심이 아니라 보다 나은 인간으로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간청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검찰에 송치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시민들이 조씨에 대한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검찰에 송치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시민들이 조씨에 대한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공범들도 각각 징역 10년~15년 구형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조주빈과 함께 기소된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랄로’ 천모씨에겐 징역 15년, ‘도널드푸틴’ 강모씨 징역 15년, ‘블루99’ 임모씨 징역 13년, ‘오뎅’ 장모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 중 사회복무요원 강모씨는 “저는 못생기다 못해 ‘찐따’ 맞다. 동물 이하의 열등 돌연변이 정신질환 버러지”라며 “혐오와 착취, 탄압당하는 게 당연하게 됐다. 기본도 못 해준 나라에서 도저히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사형 선고를 주저하지 말아달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발달 장애가 죄악이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저는 이 나라를 떠나 다시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제가 법적, 생물학적 한국인이란 게 부끄럽다”고 강조했다.

◆네티즌 “손정우도 모자라 조주빈父까지…”

한편 조주빈의 아버지는 재판을 지켜본 뒤 기자들에게 “자식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피해자분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아버지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기가 한 짓은 상응한 책임을 받아야 하는데, 염려하는 것은 마녀사냥 식의 그런 부분은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며 “변명하는건 아니지만 길에 내놓아 돌에 맞아 죽을 정도의 그런 것은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재판장께서 가여운 인생을 소멸시키지 않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조씨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트위터 등에선 “손정우도 모자라 조주빈까지 아버지가 나서냐”며 분노 섞인 반응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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