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일 작가 특별전 ‘천북’
11월2일~9일까지 경주 오션갤러리에서

박정일 작가 특별전 ‘천북’ 포스터
박정일 작가 특별전 ‘천북’ 포스터

[문화뉴스 백현석 기자] 한센인의 집성촌인 경주 ‘천북 희망농원’을 사진으로 기록한 박정일 작가의 사진전이 오는 11월2일부터 9일까지 라한셀렉트 경주(구 현대호텔) 오션갤러리에서 열린다.

특별기획전 ‘천북’을 통해 작가는 한센인들의 마을인 희망농원이 보이지 않는 장벽, 허구적 경계가 무너지길 희망한다. 

박정일 작가는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도형을 늘이거나 줄여도 변하지 않는 공간의 토폴로지처럼 그들이 소멸한 생성이 아닌 또 다른 탄생으로서의 보존적 변화를 바란다”고 전했다.

 

천북 희망농원 모습(박정일 작가 사진)
천북 희망농원 모습(박정일 작가 사진)

 

천북 희망농원은 1979년 보문관광단지를 개발하면서부터 정부의 정책으로 강제 이주를 하고, 40년이 넘도록 열악한 환경 속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센인의 집성촌이다. 당시 정부는 희망농원 6만여 평에 무허가 주택과 집단계사 450동을 지어주었고, 지금은 한센인을 포함해 주민 16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는 1급 발암물질인 축사의 석면 지붕은 오래되어 낡고 부식되었으며, 재래식 정화조 및 하수관로의 생활하수가 형산강 국가하천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작가의 작업은 대부분 버려져 황량하거나 방치되어 스산한 것들로 이미 많은 사람이 떠나버린 곳에 남겨진 유령의 집과도 같은 장소들을 탐색한다. 일정한 배열로 늘어선 공장과도 같은 축사들, 일부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게 오래되어 균열이 간 낡은 주택, 공소와 예배당, 경계가 모호한 울타리와 잡다한 관목들 등 다소 이국적 이기도 한 낮선 공간들이다.

 

천북 희망농원 내부 모습(박정일 작가 사진)
천북 희망농원 내부 모습(박정일 작가 사진)

 

전시 소개 글을 통해 작가는 “외부와는 거의 고립되어 지내 온 희망농원에서는 삶의 정체성 문제와 장소 상실의 현상이 명확하게 보인다”고 지적한다. 

한편, 박정일 작가는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응집물질 물리학 이론으로 박사를 마치고, 시간과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과 사회현상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사라져가는 바닷가 작은 마을인 홍티마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등 삶과 죽음의 순환성을 표현한 사진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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