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낙태금지가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판결 이후 낙태문제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크게 줄었다. 반대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체념 같은 마음이 생겨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고 보호하는 일은 교회의 존재 목적이다. 현대는 도처에서 생명을 경시하는 사상과 풍조가 점점 만연해지고 있다. 낙태법 입법을 위한 세미나를 보도한 본보 기사의 제목처럼 반려동물 학대는 징역 3, 태중 아이 낙태는 무죄가 되는 시대다.

 

최근의 조유나가족의 사건도 생명 경시 풍조가 과연 어떤 비극을 가져오는지를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왜 부모의 선택에 의해 자녀가 죽어야 한단 말인가? 무슨 권리로 자녀의 생존권을 박탈하는가? 부모에게 생사여탈권이라도 있단 말인가? 어린 자식을 학대하여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인식이 아주 천박해져 버렸다. 특히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요인들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생명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에 대한 무지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출산이나 육아가 삶의 우선순위에서 한참이나 뒤로 밀리고 있다. 맘몬니즘에 밀리고, 쾌락에 밀리고, 경력단절에 밀리고, 심지어 반려동물에게까지 밀리고 있다. 여기서 낙태는 악에 악을 더하는 행위이다. 아기를 갖는 것을 기피하는데서 잉태된 아기를 지우는 데까지 쉽게 나가는 세상이 우리네 세상이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위헌으로 판결했다. 우리는 참으로 잘한 판결이요 당연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계 도처에서 이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서 참으로 탄식스럽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여성의 건강권을 침해한다는데, 그동안 낙태금지법을 가진 나라들에서도 산모의 건강권은 보장해왔다. 임신 중 산모의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는 의사의 판단으로 임신중절이 가능했다. 그런데 새삼 무슨 건강권이란 말인가?

 

교회는 먼저 교인들에게 생명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잘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낙태는 죄라는 사실도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나아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낙태방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특히 국회나 정부가 생명과 연관된 어떤 법을 제정할 때는 관심을 가지고 면밀히 살펴야 하고, 성경의 가르침과는 다른 법을 제정하려 할 때는 적극적으로 이를 막아야 한다.

 

예수님은 당신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 양으로 하여금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교회의 존재 목적이요 우리 크리스천들의 삶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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