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닮은 꼴 두 사람···國 이준석 대표와 民 이재명 의원
[기자수첩] 닮은 꼴 두 사람···國 이준석 대표와 民 이재명 의원
  • 김경현 기자 newsjooo@hanmail.net
  • 승인 2022.06.28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현 기자
김경현 기자

[경인매일=김경현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과 연거푸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내홍에 빠졌습니다.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놓고 줄다리기하느라 후반기 원 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당의 내홍이 심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그간 연이은 선거로 수면 아래에 묻혀있던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증거인멸교사 의혹 포함) 윤리위원회 심판으로 내홍이 절정에 달해 있고, 민주당은 대선 패배 한 달 만에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뛰어든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 건으로 친명과 반명(친문)이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이 두 사람에게는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당권을 잡을 수 있었던 건 반페미, 즉 2030 남성들 지지 덕분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각된 페미니즘은 2030 남성들에게 역차별 논란을 일으켰고, 이 대표는 그 지점을 파고들어 특히 ‘이대남’(20대 남성)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재명 의원은 ‘개딸’(개혁의 딸)이라는 용어를 앞세워 2030 여성들로부터 팬덤 지지를 얻어 당권 도전을 굳혀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의원이 직접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당권 도전은 친명 인사와 지지자(개딸)들 말에서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준석 대표는 2030 남성들 지지를 등에 업고 공공연하게 ‘자기정치’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고, 이재명 의원은 2030 여성들(개딸) 지지를 발판으로 당 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자신을 향해 조여 오는 윤석열 정부의 검·경 수사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이러한 행보의 가장 큰 문제는 종전의 지역·세대 간 편 가르기와 달리, 정치적으로 부각된 2030세대의 남녀 성별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정치의 대원칙은 갈등을 조정하는 데 있지만, 이들이 자기정치를 위해 선택한 방법은 분열의 조장인 셈입니다.

더욱이 한 명은 집권당 대표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여당보다 월등하게 많은 의석수를 가진 거대 제1야당 대표를 노리고 있습니다. 예컨대 특정 세대의 남녀 지지를 발판으로 두 사람이 여야 당 대표로 마주한다면, 우리 사회는 새로운 갈등 양상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을 지나면서 정치권은 2030을 정치의 핵으로 끌어들였고, 이준석 대표와 이재명 의원은 이들 세대를 남녀로 나눠 정치적 이득을 보려 하고 있는데요. 이는 결국 특정 세대를 이용하는 것일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자기정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 2030세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준석 대표와 이재명 의원의 정치행태에 가장 분노해야 할 세대는 2030입니다. 애초 정치권에 의해 특정 세대가 부각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데다, 한술 더 떠 이들을 특정 정치인들이 팬덤정치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지금이야말로 2030세대들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경현 기자
김경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ewsjooo@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