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사면 할부금 갚아주고 대당 2천만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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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회사 사칭한 사기단에 속아 도민 280명 600억원대 사기 피해 당해
일가족 5명 12억원 피해...일부 도민은 은퇴자금 날리거나 가게문 닫기도
경찰, 달아난 업체 대표 추적 나서...모집책 3명은 입건 조사 중

외제차 수출 사기에 280여 명의 도민들이 속아 6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고수익을 미끼로 거액의 투자금을 갈취해 잠적한 무역회사 대표 김모씨(51·경기) 등 일당 4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도내 모집책 A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 말까지 7개월 동안 도민 280여 명에게 60개월 할부로 1억원대의 외제차를 사주면 1대당 2000만원을 지급하고, 차량 할부금도 모두 대납해주겠다고 속여 600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B씨(40·여)의 경우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 등 일가족 5명이 사기행각에 속았고 피해액은 12억원에 이른다.

B씨는 “무역회사에서 첫 달 할부금 480만원을 대신 내줬고 최대 5개월치 할부금을 대납해 주면서 이를 믿고 명의를 빌려줬다”며 “지난 2월 24일 이 회사에서 발행한 당좌수표가 부도 처리되고, 대표가 잠적하면서 속은 것을 알게 됐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김씨 일당은 신형 차로 뽑은 외제차를 중동과 동남아국가에 중고차로 수출하면 무관세 혜택에 비싼 값으로 팔수 있다며 인감도장과 신분증 등 명의를 빌려주면 고수익을 챙겨주겠다며 피해자를 현혹했다.

피해자들은 70대 노인부터 20대 대학생, 주부 등 다양했다. 사기행각에 속아 은퇴자금을 날리거나 가게 문을 닫는 사례까지 나왔다.

소득이 없는 20대 한 대학생은 캐피탈에서 자신의 명의로 3억원이 대출돼 외제차 3대가 구입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소유로 된 외제차를 말소시킨 후 지난해 연말까지 외국에 수출해주겠다는 김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지만, 이 외제차 중 일부는 대포차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5년(60개월) 동안 1억원대의 할부금과 이자를 매달 갚아야 하고 보험료와 자동차세도 떠 앉게 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명의로 된 외제차를 보지도 못했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데다 일부 차량은 대포차로 거래돼 교통법규 위반 통지서를 받으면서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소득이 없고 신용이 낮은 대학생과 주부들도 고가의 외제차에 대한 할부 대출과 보험 가입이 이뤄진 점을 볼 때 무역회사 대표 등 사기 일당뿐만 아니라 캐피탈업체와 외제차판매점, 보험회사 직원까지 사기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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