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16년 정치 인생 마무리하는 송하진 전북도지사' 

'최연소 당선 이후 8년 시장 마감하는 김승수 전주시장' 

6·1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3선 도전에 실패한 송하진 도지사와 전주시장 연임 이후 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일찌감치 출마 포기를 선언해 주목을 끌었던 김승수 전주시장이 민선 7기를 마무리하느라 분주하다.

지역 언론들은 이들 두 정치·행정가의 퇴장을 앞둔 고별 인터뷰를 의제에 반영하느라 덩달아 바쁜 모양새다. 먼저 언론들은 29일 송하진 도지사가 퇴임식을 통해 전북도청 직원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16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송하진 지사 “탄소사업·새만금공항 가장 기억에 남을 성과” 자랑 

29일 퇴임하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사진=전북도 제공)
29일 퇴임하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사진=전북도 제공)

전주시장 8년과 전북도지사 8년 등 16년 동안 전주시와 전북도를 이끌어 온 송 지사는 언론들과의 마무리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탄소산업’ 분야라고 꼽았다. 

그는 “국가적 전략산업 위치에 이른 탄소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며 지역에서 시작한 산업이 국가산업이 되고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전략산업이 되었다“고 자랑했다. 두 번째로 송 지사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립을 비롯한 교통 기반시설 구축도 기억에 남는다“고 자랑스런 치적으로 내세웠다.

”전주·완주 통합,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못 이뤄 가장 가슴 아파“

전북도민일보 6월 27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도민일보 6월 27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정치 인생 16년 동안 가장 아쉽고 가슴 아픈 사업'에 대해 송 지사는 ‘전주·완주 통합과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을 못 이룬 점’을 꼽았다. 특히 "전주시장 재임 시절 두 번에 걸쳐 도전했던 전주·완주 통합이 무산됐을 때는 정치를 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그는 ”광역시 하나 없는 지역 상황에서 지역발전의 중요한 동력을 놓친 일이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라고 술회했다.

전주·완주 통합 문제에 대해 여전히 미련이 남는지 그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며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독선·불통’, '측근 정치’...두고두고 아쉬움 남아 

연합뉴스 6월 23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연합뉴스 6월 23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임기 내내 관사와 서울의 '똘똘한 아파트'가 논란이 되기도 했던 송 지사는 ”퇴임 후에 전주에서 지낼 계획“이라고 밝혀 시선을 끌었다. ”거처는 시내에 이미 마련했고 산책도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도민들도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임 기간 중 독선과 불통 때문에 비판을 자주 받아 온 송 지사는 노동자들과 약자층의 소외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따가운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지나친 측근 인사 챙기기 등 '측근 정치'로 주변 인물들의 과잉 충성 경쟁이 자주 도마에 올랐다. 이러한 점들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김승수 시장 “가장 훌륭한 시장은 아니었을지라도 가장 시민을 사랑한 시장으로 기억됐으면” 

8년의 임기를 마치게 될 김승수 전주시장
8년의 임기를 마치게 될 김승수 전주시장

8년 전 최연소 나이에 전주시장에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던 김승수 전주시장도 퇴임 준비에 바쁘다. 올해 나이가 53세로 50대 초반에 접어들었지만 정치인들 중에는 여전히 젊은 편이다. 

제38·39대 전주시장을 연임했던 그도 시민들과 함께 달려왔던 8년의 여정을 이제 마무리할 시점이 다가왔다. 김 시장은“가장 훌륭한 시장은 아니었을지라도, 가장 시민을 사랑한 시장으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고별 인터뷰에서 강조한다.

“사람, 생태, 문화라는 3대 핵심 가치에 전주만의 저력으로 한발 앞서 미래에 닿고자 했다”는 그는 지난해 7월 일찌감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라며 3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정의 원만한 마무리에 집중해왔다.

최연소 시장에 당선, 연임...도지사 유력 후보군 물망에 오르기도 

전북도민일보 6월 27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도민일보 6월 27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1998년 당시 김완주 전주시장의 수행비서로 정치에 입문해 전주시 비서실장, 전북도 대외협력국장 및 정무부지사 등을 거치고 2014년 최연소 시장에 당선되고 연임에 성공했던 그는 줄곧 전북도지사 유력 후보군에 올랐다.

전주시장이 전북도지사로 가는 징검다리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은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지금도 일각에선 그의 정치적 행보가 다음 총선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올 정도다.

선미촌을 예술촌으로, 폐허 공장을 예술공장으로... 

김 시장은 재임 기간 중 중요 치적으로 "60년 넘도록 성매매 집결지로 남아있던 선미촌을 예술촌으로 거듭나게 했고, 폐허로 남아있던 팔복동 산단 공장을 예술공장으로 재탄생시킨 점"을 가장 먼저 꼽는다. 

코로나19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김 시장의 독특한 시정은 다른 지역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수소경제 시범도시·통합돌봄 선도도시에 지정됐고, 세계 최초 드론축구 개발과 탄소산단 착수로 경제적 기반을 다지게 된 점도 자랑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이 외에도 민선 7기 동안 전주시는 지식산업센터 3개소가 건립되고 중소기업연수원을 유치했으며, 바이오헬스 산업으로 미래산업의 씨앗을 뿌렸다고 자랑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종합경기장·대한방직 부지 개발 해법 찾지 못하고 차일피일...가장 큰 아쉬움 

연합뉴스 6월 16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연합뉴스 6월 16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대표적인 개발사업이었던 종합경기장 재개발은 전임 시장이었던 송하진 전북지사와 갈등만 드러낸 채 8년간 진전을 보이지 못했고,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는 시민공론화위원회를 운영하고도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여기에 전주교도소와 버스터미널 이전 사업 등도 진척이 없이 임기를 채웠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빠르게 내놓았던 '전 시민 재난지원금', '지역화폐 확대 발행' 등은 기대에 못미쳐 아쉬운 시정으로 남는다. 그러나 60년 넘도록 성매매 집결지로 남아있던 선미촌을 예술촌으로, 폐허였던 팔복동 공장들을 예술 터전으로 재탄생하도록 하는 등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은 대한민국 대표 정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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